특집-「Nature」誌에 소개된 아시아 전통의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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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Nature」誌에 소개된 아시아 전통의학(2)
  • 승인 2012.03.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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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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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M의 핵심연구방향이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TCM : Made in China

<글 싣는 순서>
1. NATURE OUTLOOK - TRADITIONAL ASIAN MEDICINE(아시아 전통의학)
2. TCM - Made in China(전통중의학)
3. Where West meets East(서양과 동양이 만나는 곳)
4. All systems go(시스템 과학과 한의학)
5. That healthy gut feeling(장내 미생물과 한의학)
6. Modernization-One step at a time(현대화 - 한 번에 한 걸음씩)
7. Protecting China's national treasure(중국의 국보 보호)
8. Modern TCM - Enter the clinic(현대 전통중의학-진료실에 들어 가 보다)
9. Will the sun set on Kampo?(일본 전통한방의료는 저물 것인가?)
10. Herbal dangers(한약의 위험성)
11. Herbal medicine rule book(藥典)
12. The clinical trial barriers(임상연구의 장애물)
13. Endangered and in demand(멸종위기와 수요)

아시아에서도 서양의학이 주도적 역할을 한지 오래 되었으나, 아직도 전통의학이 건강관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양에서도 그 이용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전통중의학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CM)은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전통의학 형성에 바탕이 되었으며, 한약 침 뜸 부항 추나 기공 등의 시술을 포함하고 있는데, 현대의 TCM 연구는 이러한 치료법의 작용 기전이 어떻게 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TCM의 치료
TCM에서는 망문문절의 사진을 이용하여 환자 증상의 양상을 파악한 후 그것이 나타내는 기와 음양의 불균형 상태를 바로잡는 것이 치료라고 한다. 그것은 서양인에게는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현대의학의 신진대사, 면역, 항상성 등과 같은 용어로 설명 가능하다. 건강한 사람 또한 사진을 통해 증상을 일으키기 이전에 기와 음양이 흐트러진 상태를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질병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TCM의 보급
중국 대만 일본 한국 싱가포르 인구의 60% 이상이 전통의학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TCM 이용이 늘고 있다. 미국은 2010년 한 해에 76억 달러, 유럽은 20억 달러를 TCM 제품의 수입에 쓰고 있으며, 미국은 한 해에 성인 10명 중 4명이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을 이용했다고 밝히고 있고, 스위스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10명 중 3~5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는 이 수치가 크게 늘어 인구의 3분의 2가 CAM을 이용했고, 그 방문 횟수는 일반 서양 의사를 방문한 횟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TCM 연구의 전망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의 통합을 촉진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08년 북경에서 작성된 국제협약을 지지하였는데, 그 내용은 현대의학의 시스템 안에서 전통의학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회원국들이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나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을 추구하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동시에 시술하는 병원을 12군데 개원하였으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세계 각국에 전통의학 협력 센터 25개소를 개설하였다.

제약회사들은 TCM을 응용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그 좋은 예로, 청호(sweet warmwood, 학명 Artemisia annua)에서 추출한 항말라리아 약물인 artemisinin이 있다.

TCM이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품질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 개발이 필요한데, 이 분야에 대한 중국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 중국은 2010년 TCM 연구에 49억 위안을 할당하였는데, 그것은 2001년의 네 배 이상의 자금이며, 2010년 고용된 연구 인력은 6천 93명으로, 2001년에 비해 53% 증가한 인원이다. 또한 중국은 2011년 5월, 세계 70여 개국과 파트너십 협정을 맺고, TCM 연구,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약 / 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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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China’를 읽고
이 글은 전통의학의 흐름이 강한 아시아권 중에서도 중국의 경우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중국의 전통의학을 TCM이라고 부른다. 이는 그렇게 불리기를 원했던 중국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필자인 Felix Cheng 역시 TCM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TCM이라는 명칭을 만들어낸 과정, TCM이 내포하는 정치적 함의, 서양의학과 접목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전통의학 변형 작업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한다면(이에 관해서는 최근 민족의학신문에 여러 필자와 공동으로 기고한 바 있다) TCM과 중국의 전통의학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글은 현재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적 영역에서의 전통의료, 서양의학과 결합하여 중국만의 독특한 형태로 만들어낸 중의학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에 관한 현상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그러한 흐름을 타고 있는 의학 혹은 의료를 TCM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상 무방할 듯하다.

전통의학의 미래보다는 상품화에 주목
이 글의 관점은 서양의학의 한계를 경험한 현대인이 느낄법한 전통의학에 대한 친화적 정서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동아시아의 전통의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을 겨냥하여 전통의학에 대한 일반적이고 기초적인 수준의 논의를 풀어놓음으로써 공감대를 넓히려는 시도를 한 것 같다.

그러나 글쓴이가 말한 대로 한약에 대한 내용으로만 제한을 두어서인지, 전통의학의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치료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거나 한약성분을 추출하여 상품화시키는 일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약물학 방면에서의 TCM의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품질’ 연구 노력은 물론 전통의학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겠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합성된 비타민C가 안전하고 유효해서 제약회사마다 줄기차게 찍어 파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관점의 이면에 혹 한약을 상품화시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제약회사의 논리가 숨어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볼 법 하다. 한의계에서 생산해낸 수많은 약물연구 성과들이 제약회사를 통해 상품화되어 대중에게 팔려나가는 우리 현실에서 미루어 본다면 말이다.

TCM의 방향성에 편승했던 과거 하루빨리 청산해야
글쓴이는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서로 부딪히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통을 서양의학적으로 해석하려는 흐름에 합류하고, 더 나아가 현대의학과의 통합이라는 문제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지점으로 공공연하게 합의된 것인 양 은연중 밝히고 있다.

더욱이 글쓴이는 현재 TCM의 핵심 연구방향이 전통의학에서 사용하는 치료법의 작용기전을 밝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또 다른 전통의사의 입장에서, 그리고 전통의학 연구자의 입장에서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도 핵심 연구 방향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전통의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했던 중국 공산당은 소위 TCM이라는 새롭게 재편된 어정쩡한 의학체계를 탄생시켰고, 이러한 출발은 전통의학을 왜곡하고 서양의학과 결합하기 용이하도록 교과과정과 임상을 서양의학 식으로 재편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내닫게 했다.

또한 이 글에 따르면, 현재 이들이 국가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방향 역시 서양의학과의 결합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검증하고자 하는 데에 머물고 있다.

눈을 돌려 TCM이 아닌 한국 한의학을 바라보아도 우리가 거쳐 온 한의학의 제도적 정착과정이나 ‘과학화’ 노력 역시 이러한 흐름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과거 힘든 시절에 한 가닥 길잡이로 삼을 만 했을지는 모르지만, 중국이 밟아 온 길은 모범 답안이 아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TCM의 방향성에 편승했던 과거를 하루빨리 청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홍세영 / 경희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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