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NEO 인턴핸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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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NEO 인턴핸드북」
  • 승인 2012.02.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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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운

정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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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한의사들을 위한 임상지침서

 

최근에는 병원수련이라는 길을 통해 임상에 입문하는 한의사도 적지 않게 되었지만, 아직도 충분한 경험 없이 1차 진료현장에 바로 뛰어들게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공중보건의사의 길을 걷는 경우라면, 처음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했을 때 그 막막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진료 보조 서적들이 길잡이를 해주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진료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에도 공중보건의사나 인턴을 위한 서적이 여럿 출간된 바 있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책은 인턴뿐만 아니라, 곧바로 임상 진료 현장에 나설 초보 한의사들에게도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특히  진료현장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사안에 대해서까지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임상의학에서 표준적인 근거가 되는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한 연구들을 기반으로 서술되어 있어, 한의학적 치료를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자신 있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제 사례를 통한 알기 쉬운 설명을 통해서 임상에서뿐만 아니라, 의사로서 해야 할 진료 외 업무들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 것 역시 이 책의 좋은 점 중의 하나이다. 특히 권말에는 꼭 필요하지만 막상 찾기는 어려운 임상관련 자료들이 서술되어 있어, 진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이 책 역시도 이전의 한방서적에서 보여지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진단은 진단, 치료는 치료, 한방은 한방, 양방은 양방 식으로 따로따로 기술되어 있다는 점은 앞서 언급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으로 남아있다.

꼭 이 책의 한계가 아니라, 어떻게 진단을 내리고, 그에 따른 치료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치료에 반응이 없을 경우 차선책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와 같이 전반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능력을 초보 의사가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기에는 아직 한의계의 역량이 모자란 것은 아닐까.

향후 개정판에는 좀 더 많은 한의학 연구를 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한방과 양방, 진단과 치료를 분리해서 다루지 않고, 통합의학이라는 틀 안에서 여러 층위의 지식들이 이질감 없이 하나의 단일한 진료 과정이라는 틀로 서술될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한의계 차원에서의 근거 마련을 위한 노력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며, 이러한 작업들이 뜻있는 한 두 개인이나 소모임에서만의 움직임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정구가 쓴 「동의보감」의 서문에는 “구태여 옛날 고의서나 근래의 여러 학설을 넓게 참고하지 않아도 병증 분류에 따라 처방을 찾으면 여러 사항을 다 알 수 있다. 그리고 증에 따라 약을 쓰면 꼭 들어맞는다. 진실로 의사들에게는 보배로운 거울이며 백성들을 구원하는 좋은 법으로 될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동의보감」이 나온 지도 400년이 되어, 그 내용 중 일부는 쓸모없는 것들이 되어버렸지만, 이 문구만큼은 여전히 의학 서적이 어떻게 쓰여 져야 하는지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본 서적 역시 이러한 미덕을 전부는 아닐지라도 이어받고 있는 책 중의 하나임엔 틀림없을 것이다.<값 4만 5천원>

정창운 / 공중보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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