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8) - 대구 해아림한의원 김대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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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8) - 대구 해아림한의원 김대억 원장
  • 승인 2012.01.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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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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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장애, 우울증엔 등푸른 생선이 좋지요”

어머니와 고등어

김대억 원장(36ㆍ대구 해아림한의원)은 성장기때 인스턴트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다. 직장에 다녔음에도 아이들이 먹을 과자까지 손수 구워 줄 정도로 음식에 대한 정성이 남달리 철저했던 어머니 덕분이었다.

그는 라면을 처음 먹어본 것이 중학교 3학년 때쯤으로 기억한다. 또래 친구들은 다 먹는 인스턴트 음식에 얼씬도 못하다보니 되려 너무 먹고 싶은 호기심에서였단다.

수험생 시절 그의 어머니는 고등어 반찬을 유독 많이 해주었다. 그래서 김창환의 ‘어머니와 고등어’란 노래는 김 원장의 십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요즘도 김 원장의 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좋은 음식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따로 스크랩해두었다가 아들에게 챙겨 주신다.

그래서인지 김 원장은 지금도 고등어를 즐겨먹는다.
“고등어엔 뇌기능 활성화에 필요한 오메가3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학생들이나 두뇌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학습능력과 업무효율을 향상시켜줘요. 특히 오메가3는 두뇌 발달을 돕는 영양소로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지만, 체내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해요. 또 고등어에는 DHA가 다량 들어 있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어요. 여기에 비타민A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쉽게 피로해지기 쉬운 학생들의 시력을 보호해주면서 원기 회복을 돕는 효과도 있어요.”

김 원장은 또 간의 피로를 풀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데도 고등어가 효과적이라고 했다. 단단한 살은 근육을 발달시키는 데 좋고 윤기나는 껍질은 피부에 좋은 작용을 한다. 또 육류보다는 나물요리를 즐겨먹는다. 육류는 구이보다는 기름을 뺀 수육으로, 튀김보다는 찜닭이나 백숙 등으로 먹는다.

어머니가 음식에 철저를 기했던 만큼 그도 자녀들에게 꼭 지키게 하는 식습관이 있다.
“아이들이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게 해요. 아침식사를 통해 섭취한 포도당과 단백질, 지방이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촉진하기 때문이죠. 또 음식물은 꼭꼭 씹어먹게 합니다. 아침식사에서의 저작운동이 두뇌활동을 촉진시키고 기억력증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에요.”

우울증엔 감자, 고구마, 두부, 등푸른 생선

그가 한의원에서 주로 치료하는 질환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ADHD)과 틱장애, 우울증 등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김 원장에게 우울증을 줄이는 섭생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지 물어보았다.

“현미잡곡밥이나 감자, 고구마 등을 위주로 두부와 달래가 들어간 된장국, 등푸른 생선 등을 섭취하면 좋아요. 적절한 필수지방산과 단백질을 포함한 복합당질 위주의 식사가 우울증에 도움이 되거든요. 감자나 고구마는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고, 기분을 안정시켜주는 효능이 있어요. 두부는 우유처럼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우울증을 갖고 있는 분들은 대체로 칼슘이 많이 부족한 경향이 나타납니다. 또 달래는 지나치게 민감한 신경을 안정시켜줍니다. 후식으로는 바나나를 추천해요.”

그는 해안지역에 살면서 생선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내륙의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우울증이 더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생선의 오메가3에 의한 작용이 큰 것으로 여겨져요. 오메가3 지방산은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고, 행복감을 고취시키게 해주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려주는 대표적인 성분입니다. 미국 정신과학회에서는 오메가3를 매일 섭취하게 되면 불안장애, 불면증, 자살충동 등 우울증 증상이 50%가량 줄어든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오메가3 지방산은 연어, 고등어, 정어리, 참치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있어요.”

여기에, 햇빛과 같은 밝은 빛이 뇌의 송과선에서 생산되는 뇌내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의 반응을 촉진하여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따사로운 햇볕 아래서 거닐거나, 일광욕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평소 과자나 튀김 같은 가공 식품과 인공 첨가류가 들어간 음식을 즐겨먹는 사람들은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몇 년 전에 발표된 영국과 프랑스에서 진행한 식습관과 우울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공동 연구에서, 성인남녀 3천500명을 식습관에 따라 분류하고, 5년 후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는지 살펴보았다고 해요. 그 결과, 가공 식품을 즐겨 먹은 사람들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가장 컸고, 다른 그룹에 비해서 화도 쉽게 내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가공식품과 우울증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연구결과 였지요.”

가공 식품을 먹으면 포만감은 느끼지만 두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고, 칼로리는 높지만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등 자연식품과 생선을 많이 먹은 그룹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고 한다. 과일·채소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과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이 우울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은 검은콩과 블루베리

그는 “성장기 아이 엄마들의 고충은 음식하나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데 있다”며 대표적인 블랙푸드로 검은콩으로 만든 두부와 블루베리를 추천했다.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할 만큼 영양학적인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죠. 뇌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인데, 콩은 풍부하고도 양질의 에너지원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아이들 두뇌발달과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집중력 향상에도 좋아요. 뇌기능의 불균형에서 초래된 틱장애나 ADHD의 개선에도 상당히 효과적이구요.”

그가 추천한 블루베리에는 시력을 보호하고 눈을 덜 피로하게 도와주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일반 포도보다 30배 이상 많이  들어있단다.

“'간주목(肝主目)’이라는 말이 있어요. 눈이 피로해지면 간이 피로해지고, 간의 기능적 생리적 문제점이 눈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다는 말입니다. 안토시아닌은 동맥에 침전물이 쌓이게 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혈액이 탁하지 않게 도와줘요. 또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를 맑게 해주고, 활성산소를 중성화시켜 뇌세포의 노화를 늦춰주는 역할도 합니다.”

현대 사회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의 향상과 서구식 식생활의 무절제한 도입 및 인스턴트식품의 지나친 의존에 따른 영양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병에 걸려 한번 나빠진 건강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평소 올바른 식생활을 꾸준히 실천해 건강을 유지해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죠. 특히나 그 식습관이 잡혀나가는 시기가 성장기이기에 성장기 아동에게는 더욱 더 올바른 식습관이 필요합니다.”

성장기 아이들은 신체발달과 뇌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기에, 이를 위한 적절한 영양공급이 뒷받침될 때, 신체나 뇌발달의 불균형이 나타나는 가능성을 낮추어 질병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환자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답하는 김 원장. 현재 그는 내일신문에 ‘한의사 김대억의 음식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 김대억 원장의 고등어구이 조리법

1.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국산 고등어나, 조금은 날카로워 보이는 대가리와 길쭉하고 커다란 몸통을 지닌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준비한다.
Tip.  한랭성 어류인 고등어 중 추운 지방에서 자라서, 지방이 적고 육질이 쫄깃쫄깃한 것이 고등어구이용으로는 최고로 여긴다.

 

 

2.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적당하게 간이 밴 고등어에 고추냉이 간장을 살짝 발라,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해 질 때까지 굽는다.

3. 살짝 뒤집어 고추냉이 간장을 다시 한 번 바르기를 반복하면,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한 맛있는 고등어구이가 된다.
Tip.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가 걱정이라면 레몬즙을 살짝 뿌려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대구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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