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가치 재조명 및 현대화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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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가치 재조명 및 현대화 과제는?
  • 승인 2011.12.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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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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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의사학회 정기학술대회 개최

한국의사학회(회장 맹웅재)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최승훈)이 공동주최한 제18회 한국의사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전통지식의 현대화와 향후 과제’란 주제로 12월 14일 경희대 법학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맹웅재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통지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한의학의 가치를 조명해보고, 현대에서도 한의학을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의고전 현대화 과제 5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란 주제로 기조 발표에 나선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 안상우 단장은 “5년간의 대표적인 연구성과 사례로 임상에서 효용이 높은 한의학자료를 모아서 만든「국역 의휘Ⅰ-Ⅴ」와 부양론을 주장한 석곡 이규준의 문집 및 사상서인「국역 석곡산고, 석곡심서, 포상기문」을 소개하면서 2011 한국고전번역원 평가에서 우수고전번역서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안 박사는 또 “조선초기 의학인물 중 의학 발전에 뚜렷한 업적이 있는 권찬, 임원준, 양성지, 한계희 등에 대해서 심화연구를 진행하고, 다시 조명할 수 있게 된 것에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희귀 의학문헌인 「치종지남」의 조선참본을 비롯하여 중국 필사본, 경도대 소장본 등 3종의 치종지남을 모두 입수한 후 완역하여 조선 침술의 국제적 성가(聲價)를 밝혀냈다.

안 박사는 “요즘도 한의학에 외과술이 있었느냐고 말하는 한의사들이 있는데 아직도 이런 편견이 있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밝힌 후, “일정 시기에 과학기술문명에 도태가 됐거나 우리가 포기한 면은 있지만 한의학에서도 분명히 전염병이나 외과술에 대한 처치법이 있었다”며 “이런 자랑스런 전통이나 술법이 한의학에도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부에서 대전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김용진 교수는 ‘「손진인천금방」과 「비급천금요방」의 비교연구’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손진인천금방」과 「비급천금요방」에서 편차와 편제 등에 있어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고 밝힌 후 “이는 두가지 판본이 의학적인 인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비급천금요방」은 비교적 계통적이며 편제 또한 나름대로 원칙이 확고한데, 이는 교정의서국의 교정을 거쳐서 송대에 약물, 질병인식, 병인, 침법 등의 방면에서 좀 더 발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손진인천금방」은 손사막(孫思邈)이 언급하려고 했던 정확한 의도를 송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학수준에 맞추어 마음대로 바꾼 점은 의학의 발전에 과연 얼마나 좋은지에 대하여는 좀 더 고민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전통의학사연구소 김홍균 소장은 ‘본초정화의 해제에 관한 의사학적 접근’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조선시대를 통틀어 본초학의 발전은 향약의 개발과 더불어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조선시대의 관찬의서들은 백성들의 몸에 맞고 다용되는 향약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집필되었는데, 대표적인 의방서인「향약집성방」에는 「향약본초」를 두었고, 「동의보감」에는 「탕액편」을 둔 것이 그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본초정화」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혹독한 시련을 겪은 이후의 처참한 상황에서 국가의 손길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약물지식의 정보전달을 위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본초전문서”라며 “민간에서 절실히 필요한 최신정보를 한층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어학적인 측면에서도 언어체계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고전서이며, 민간에 의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약물학 사전이라는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실비장과 황제소문선명론방의 방제구성 비교’ 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이병욱 교수는 “난실비장에서는 소문선명론방에 비해 승마, 시호, 인삼, 진피, 창출, 황기, 황백을 활용한 처방이 많고, 소문선명론방에서는 당귀, 길경, 대황, 석고, 형개, 연교, 박하 등을 다수 사용하여 열성질환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부 학술발표에서 인사랑한의원 방성혜 원장은 ‘한국 경험의학 계통의 문헌에서 보이는 독자성’이란 발표에서 동일한 질병명의 치료법을 수집하여 최초 등장시기 및 등장 횟수, 문헌 간의 전승관계와 학파·계통간의 전승관계 등에 주목한 연구결과를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 원장은 “경험의학 계통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치료법도 있었는데, 이를 통해 한국의 경험의학 계통에 속하는 문헌들의 독자성 및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다”며, 의사학적 가치를 설명한 후, “경험의학 계통의 문헌들이 보여준 의서기술방식이나 새로운 처방에 대한 시도는 당시 그 시대가 요구했던 현대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민호 연구원은 청대 중국의 대표적인 전업약시라 할 수 있는 기주약시의 구조와 경영형태를 분석하여 전근대 중국의 약시와 상방문화의 일면을 고찰했다.
이밖에도 △권찬의 생애와 의술(예올한의원 박성규) △시동병 소생병에 대한 연구(시중한의원 박영환) △향약구급방에 보이는 내외치법의 내용과 특징(대원한의원 고대원) △서양의학의 전래가 조선 후기 한의학에 미친 영향(경희대학교 이태형) △동의보감의 술에 관한 고찰(경희빛과소금한의원 윤상득) △경종의 질병사-승정원 일기를 중심으로(경희대 김동률) 등의 발표가 있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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