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한의사 성공사례② - 서울 빙빙한의원 윤승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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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한의사 성공사례② - 서울 빙빙한의원 윤승일 원장
  • 승인 2011.10.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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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훈 기자

석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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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문에 대한 도전으로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라”

 

어지럼·이명·두통 전문병원 만들고 싶어

“배움에 대한 투자를 두려워 말라”

 

해외진출 한의사 성공사례 두 번째 인물로 빙빙한의원 윤승일(49) 원장을 만났다. 윤 원장은 미국에서 10년 이상 카이로프랙틱과 응용근신경학, 기능신경학을 공부하고 이들 분야의 전문의와 임상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유학파 1세대다. 유학 목적으로 갔다가 나중에 현지에서 개원한 사례이다.

미국에 가시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1995년, 저는 카이로프랙틱에 빠져서 국내에서 몇 년 동안 관련 의사들에게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책들도 별로 없고 배울 내용도 한계가 있어서 미국 텍사스 달라스 파커카이로프랙틱 대학 3년 과정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F1 비자를 받으러 미 대사관을 갔는데 대사관 영사가 “어린 나이에 한의사가 왜 미국에서 관련없는 과목을 공부하려 하는가?”라면서 불법체류 목적이 아닌가 의심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심사에서 떨어졌습니다. 그 뒤 천금같은 기회로 재심사에 합격해 미국을 갈 수 있었습니다.

유학생활은 어땠습니까?

미국에 가서 3년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기로 작정하고 방학 동안에도 시험공부를 해서 학점을 이수하는 등 놀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한 결과 3년 과정을 2년 반 만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대학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려 할 때 학문의 세계가 더 넓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졸업이 끝이 아닌 오히려 진정한 시작의 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침술은 인체 구조적인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구조학을 배우고 식습관을 알기 위해 영양학을 배우고 심리 정신세계까지 공부했습니다. 배운 것을 조합해서 저한테 맞게 응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에 돌아간다는 계획이 한의원을 오픈해야겠다는 계획으로 바뀌었습니다. 미국 한의사 시험인 NCCAOM에 합격하여 텍사스에서 카이로프랙틱+한의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두 학문을 조합하다보니 당연히 환자 수도 많아지고 치료해줄 수 있는 툴도 다양했습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학습 환경은 어떻습니까?

미국은 다양한 학문들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매우 좋았습니다. 한 가지 예로 한국은 한의사가 양의사 컨퍼런스에 참가하려면 눈치 보이는 분위기라면 미국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자유롭게 누구든지 듣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부학 실습시설 같은 경우 한국과 비교해서 훨씬 좋습니다. 해부학 실습시간 분위기는 농담하며 웃는 분위기였습니다. 반면 한국의 해부학 시간은 군대 유격훈련을 떠 올릴 만큼 엄격합니다. 그런데 전 오히려 미국에서의 편안한 수업 분위기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받아들였습니다. 유연성 있는 마인드로 학문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성장에 더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이렇듯 한국에서의 배움과 미국에서의 배움은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더 자유롭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사실은 겉으로는 편안해보이지만 오히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미국에서의 개원에 대한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현재 미국에서는 침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중산층 이상의, 중장년 층의 지식인들이 좋아합니다. 미국에서 한의사의 지위가 우리나라보다 한참 낮은데, 과연 미국에 가는 것을 추천하느냐고 후배들이 많이 물어봅니다. 하지만 전 그런 것에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내 할 일만 잘한다면 주변에서 저를 뭐라 부르던 뭔 상관이겠습니까. 내 실력을 쌓고 환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으로 전 만족했습니다. 그렇다고 법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료환경에는 한국과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반드시 언어 준비를 꼭 하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미국인처럼 대화는 되지 않아도 미국인 환자를 원활하게 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갖추고 가야 합니다. 간혹 미국 내 한국인이 많은 곳에서 개원하실 생각인 분들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럴 바에는 안 가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 곳에는 중국에서 온 한의사, 미국에서 공부하는 미국 한의사, 중국 한의사, 한인 한의사 그리고 한국에서 온 한의사 등 엄청난 수의 한의사가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면 잘 되리라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미국에서의 개원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삼성이나 애플이 자국민에게만 팔려고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자신이 있으면 해외로 나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단순히 먹고 살려고, 한국에서 한의원이 잘 안되니까, 이런 식 마인드로 해외를 나갈 생각이면 당장 그만둬야 합니다.

현재 유학을 생각 중인 분들에게 가장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저는 젊은 한의사라면 유학가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젊을 때 빨리 박사학위를 마치고 미국에 1년이든 2년이든 유학가길 권장합니다. 하고 싶은 학문을 공부하고 자신이 전공한 한의학과 접목해 새로운 only one 치료 학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사라고 한의학만 고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가 공유하는 세상입니다. 오픈해서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학문을 배움으로써 오히려 자신이 한의학을 전공한 것에 대해 더 보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유학준비 시 참고할 것은 예를 들어 한의과대학에서는 해부학을 총 10학점을 이수했는데 유학 갈 대학에서는 1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면 남은 5학점을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한다는 학교도 있고, 5학점만 추가로 들어야 한다는 학교도 있고, 수업을 안 듣는 대신 해부학 테스트 아웃을 해서 커트라인 점수를 넘으면 그 과목은 면제 시켜준다는 학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이런 시험을 10과목 이상 봐 방학 내내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교양과목에서 6학점을 원하는데 한국에서 4학점만을 이수했다면 남은 2학점을 전문대학을 따로 가서 이수해야 합니다. 이곳은 교양과목이 전공과목보다 더 깐깐하고 어렵습니다. 학교를 알아볼 때는 이런 부분들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개원하고 나서도 공부를 꾸준히 했습니다. 주말마다 다른 주에 가서 좋다는 세미나는 거의 다 들었습니다. 돈 번 것을 거의 다 공부에 투자했습니다. 미국에서 개원했을 당시 언젠가 한국에 들어와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참가자분들이 세미나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어 놀랐습니다. 보이지 않는, 내게 자산이 될 수 있는 부분에 투자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배움에 대한 투자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어지러움, 이명, 두통 전문병원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하게 짓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등 양방의사를 고용하고 영양사까지 고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자운동센터를 만들어 하나의 명실상부한 어지럼증, 이명전문 병원을 크게 짓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 후 저는 어렵고 나이든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후배들에게 새로운 공부를 할 수 있게 교육을 제공해주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석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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