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을 중심으로 한 공연·전시 등 문화행사가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애니메이션 ‘오세암’이 극장에 올랐다.
동화작가 고 정채봉 선생의 동명소설 ‘오세암’은 1985년 초판된 스테디셀러로 이미 영화와 됐던 작품.
이번에 오른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2000년 TV만화시리즈 ‘하얀마음 백구’를 만들었던 제작팀이 ‘한국 고유의 정서와 인물·풍경을 담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후 내놓은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5월의 하루 정도, 어차피 기대에 부풀어 있는 어린 자녀·조카들을 위해 시간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만화영화 한편으로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또한 자신도 순수한 동심의 여정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빨갛게 물든 단풍, 누런 논밭, 홍시를 따거나 말뚝박기를 하는 아이들,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남매 등 푸근한 농촌의 정경을 배경으로 서 있는 눈꼬리가 올라간 꼬마들의 모습이 영락없는 ‘한국버전’임을 말해준다.
그리고 “엄마 얼굴이 생각 안 나… 만날 누나 꿈에만 나타나고, 내 꿈에는 한번도 안 와. … 엄마는 바람 같아. 내 마음만 흔들어놓고 보이지가 않아” “겨울인데 꽃이 피었어. 저기 돌부처님이 입김으로 키우셨나 보다” 등 원작자 특유의 화법을 그대로 살려, 아이의 순수함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예쁘게 그려진다.
원작은 폭설로 관음암에 갇힌 5살 동자가 부처가 됐다는 불교 설화를 토대로 한 것으로, 내용은 엄마의 죽음을 모른 채 어린 남매가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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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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