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일 한의사가 말하는 사상의학”(민족의학신문 7월 14일자)에 대한 반론
상태바
“신홍일 한의사가 말하는 사상의학”(민족의학신문 7월 14일자)에 대한 반론
  • 승인 2011.08.04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영한

손영한

contributor@http://


“철저히 검증된 연구만이 학문을 발전시킨다”

지난 7월 14일자 민족의학신문 초대석에 게재된 “사람은 ‘모두 같은 종’의 개념에서 태양인이다”라는 제목의 신홍일 원장님과의 대담 내용을 보고 사상의학을 연구하는 임상가의 입장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밝히고자 합니다.

학문은 이런 저런 충돌 속에서 정립된다고 하는데, 이번의 학설은 매우 편협하고 근거가 불확실한 내용이라 독자제현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사상의학의 초심자인 후학들의 혼란을 예방하고 철저한 검증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연구풍토조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반론을 제기합니다.

첫째로 신 원장님은 10년 전에 본인이 말 한 것을 지금 바꾸는 것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한 만큼 발전한 것이며, 모든 학문에서 강의하는 사람이 다 알고 강의하는 게 아니라고 하시는데, 이러한 생각은 다소 위험한 발상이라고 봅니다.

한의학의 발전이란 과거보다 진단 치료 학습 전수 등의 부분에서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과연 신 원장님의 학설이 그러하며 본인 외의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공부와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면 발전이 아닌 변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강의하는 사람은 항상 자기합리화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하며, 철저한 자기성찰과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사실만을 강의해야 배우는 사람이 헤매지 않습니다. 신 원장님께서는 “내 이론이 맞는다고 남들에게 주장해서 얻는 게 뭐가 있다고 그렇게 주장을 하겠는가?”라고 하시는데, 신원장님은 얻는 게 없어도 그 이론 때문에 후학들이 잃는 게 있을 수도 있음을 생각해 주십시오. 제가 방황한 경험이 있기에 더욱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둘째, 사람을 사상으로 나누기 이전에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때 ‘사람은 모두 같은 종의 개념에서 태양인’이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도 혼란스럽습니다.

모든 사람은 같은 종의 개념에서 사상으로 분화되기 전의 사람이라면 ‘태극인’ 또는 ‘호모사피엔스’라고 용어를 규정하여 처음부터 혼란을 없앴어야지 본인이 태극인으로 생각하는 용어를 태양인으로 정하면, 사상인 중의 태양인과 구별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모든 환자에게 태양인 약을 쓴다고 하시는데, 이 부분에서 참으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신원장님께서는 태극인(사람)은 모두 태양인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을 제외한 임상을 하시는데 그렇다면 이건 체질의학이 아니고 증치의학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셋째, 신 원장님의 사상의학에 대한 오랜 연구기간 동안 다른 분들의 여러 가지 연구와 저술 또한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런 여러 자료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그 결과에 대한 해석이 없이 너무나도 괴리된 주장을 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자칫하면 다른 사람은 모두 틀렸고, 나만 옳다는 태도로 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학설에 대한 관심의 부재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태양인의 비율에 대해서는 본인도 좥동의수세보원좦의 비율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며 2005년도에 좥신태양인론좦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마 선생께서 태양인의 수가 적다고 판단하신 데는 진단법이 미완성되어 상당수의 태양인을 소음인으로 분류하셨고, 당시의 주식인 메밀 조 고사리 순채 붕어 등을 자주 먹는 태양인들이 병들지 않아 이제마 선생의 의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은 점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음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많은 태양인들이 질병으로 한의원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비율이 전부는 아니고 대체로 사상인이 고른 비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제가 임상을 하면서 처방한 환자의 예후를 전화통화 후 유효를 확인한 환자의 비율입니다. 그리고 그 유효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소증의 개선이 있을 것, 복약 중 부적합 반응이 없을 것, 컨디션과 집중력이 좋아질 것, 안색(얼굴색과 피부)이 좋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고 다음 재진시에 역시 동일한 체질의 처방으로 치료효과가 재연되어야 비로소 체질을 확진하였습니다.

그런데 신원장님께서도 처방받은 환자분들에게 추적조사로 보편적인 유효기준에 부합하는 효과를 인정받으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확인하지 않고 일부 재진환자와 가족에게 국한된 확인작업 후 도출된 주관적인 결과라면, 모든 환자에게 태양인 약을 처방하면 좋다는 주장을 수정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손영한/대구 명륜한의원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