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의사로 새 출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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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의사로 새 출발하길…
  • 승인 2011.03.10 10: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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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권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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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모든 사람들의 새 출발이 있다. 상표명과는 다르지만 그 해에 새로 난 쌀로 갓 지은 밥이 햅쌀밥이다. 햅쌀밥은 보기만 하여도 윤기와 찰기가 넘친다. 신선한 맛은 비길 바가 없다. 새 출발을 하는 모든 이들의 미래가 햅쌀밥의 윤기처럼 빛나기를 기원한다.

한의대에 갓 입학한 한의예과 1학년! 학부를 마치고 또 다시 신입생이 된 한의전 1학년! 올해 국가시험을 거쳐 갓 면허를 받은 한의사! 전국 각지에서 공중보건의 근무를 마친 한의사! 수련의를 끝내고 전문의 과목을 시작하는 전공의와 전공의를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한의사! 진료교수(펠로우 스탭)를 거쳐 임상교수로 발령을 받은 한의사! 나름의 뜻을 품고 기초의학을 전공하거나 연구직으로 진출한 조교나 연구원이 된 한의사! 

새 학기 첫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당부하는 스토리는 늘 똑같다. “입학원서 낼 때 혹은 면접시험 대기할 때의 간절했던 마음으로 한의학에 임하라” “공부가 힘들거나 지겨울 때 응급실에 30분만 앉아 있어 보아라” “지금 있는 곳이 외진 곳이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하라” 등등.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든 한의사들에게도 다시 첫 강의의 스토리를 드리고 싶다.

주변의 여건이 어렵더라도 소박하고 간절했던 처음처럼, 환자를 위하는 마음에서 전공을 선택했던 그때를 마음에 새겨 진실로 환자로부터 존경받는 으뜸의 한의사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초심은 환경에 흔들리고 심지어 후회와 비난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왜 양의사가 되지 않고 한의사가 되었는지, 왜 우리나라는 의료가 이원화가 되어 있는지, 왜 대학 강의나 병원실습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지, 왜 선배들은 누리기만 하고 후배들에게 베푸는 것이 없으며 후배들은 왜 선배를 존경하지 않는지, 도대체 왜 이런지,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면 어느 분의 서명인 ‘아! 한의학(恨醫學)’이 되고 만다.

하지만, 현대는 만성노인성 질환과 생활습관에 의한 질병이 늘어나고, 새로운 획기적인 신약개발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잘못된 수술이나 약화사고로 의료분쟁이 빈발하는 의료계 현실에서 우리 한의사는 가진 것이 장점뿐이다.

획기적인 치료제는 아닐지 몰라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재료인 한약을 비롯하여, 특수한 시설 설비 없이 언제든지 시술할 수 있는 침이나 뜸, 만약 한약이 없거나 침구가 없는 상황에서는 손으로도 경락과 경혈을 자극하여 환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한의사는 그야말로 미래에 유일하게 남게 될 유망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양방에 비교우위를 생각하다보면 양약보다 더 빠른 시간에 더 극적인 치료제를 원하게 되고,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복잡한 기기가 가득한 수술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기술이기를 원하게 되며, 맨손에 의한 접촉이나 대화로도 환자를 치료하고 만족시키는 한의사의 행위를 무가치하게 생각할 수 있다.

첨단의학이라고 하는 양방에서도 현대의 의사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시대의 의사처럼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하고 있음을 볼 때, 양의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며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여 우수한 능력을 발휘해야 함도 당연하지만 우리의 치료행위와 의학이론이 가지는 소중한 가치를 바탕에 두고 있어야 함을 되새기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의사로 출발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대학에 남아 한의학을 발전시키겠다는 초심을 가졌던 한의사들은 대학교수들이나 한의학연구원 박사들의 눈길을 피하지 말고 연구실로 방문하기를 기다려 본다.

권영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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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0101 2011-03-12 18:06:14
mri..ct..시간이 걸리는 .....한의사는 양방으로부터 MRI.CT 전문소견만
도움 받는게 양한방 통합의 개념이 아닐까요?...

... 2011-03-11 09:35:43
한방병원 실습을 인턴에 준하는 교육을 하고 양방병원 실습도 할 수 있고 양방의 mri ct 등도 방사선 전문의에게 받을 수 있는 그런 교육이 진정한 통합의학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한의대는 아마추어에게 배우는 느낌입니다.. 사립대는 재원 탓만 하니 부산대에서 필요한 교육이라면 양한방을 아우르는 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농담만 하고 끝나던 모 대학 심계내과 교수님들이 생각나네요..abstract보다는 보다 concrete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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