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1) - 침과 첩약의 한계, 보험제제로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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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1) - 침과 첩약의 한계, 보험제제로 극복한다
  • 승인 2011.03.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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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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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위장질환 두통 어지럼증 등에 활발히 사용

보험약을 쓰기 시작하다

이준우 / 경기탑마을 경희한의원 원장
필자가 보험약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8년 11월부터이다.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주먹이 불끈 쥐어지곤 한다. 2007년 8월 개원을 하고 처음에 고전하다가 2007년 말부터 환자가 조금씩 늘어갔다. 그래서 2008년에는 1일 내원환자 수가 30명 정도로 늘었고, 비보험진료도 어느 정도 되는 보통 한의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그해 11월 금융위기가 몰아치면서 우리 한의원도 직격탄을 맞았다. 1일 내원환자 수 30명은 그대로 유지가 되었지만, 비보험진료가 거의 자취를 감춘 것이다. 우리 한의원은 월세가 비싸고 경비가 비교적 많이 들기 때문에 비보험진료가 줄어들면서 한의원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던 중 친한 친구 중에 소아과 의사와 이비인후과 의사가 있었는데, 이들은 금융위기와 전혀 상관없이 겨울 찬바람이 불면서 오히려 환자가 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나는 그때 심한 혼란에 빠졌다.

‘나는 의료인이고 의료는 경기와 상관없이 필요한 것인데, 왜 나는 경기에 민감하고 이비인후과와 소아과는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까?’ 이런 물음은 나의 의료행위를 궁극적으로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보험한약 효과 기대 이상

그래서 내린 결론은 비보험진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보험진료에 대한 의존도를 상대적으로 높여야 한의원이 보다 안정적이 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한방내과를 수련해서 침치료보다는 한약치료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목표를 침치료를 통한 근골격계 환자를 늘리는 것보다 보험한약으로 감기, 위장질환, 기타 두통, 어지럼증 등을 치료해서 환자를 늘려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감기에 쓸 수 있는 구미강활탕, 연교패독산, 소청룡탕 등을 주문했다. 그래서 감기환자들이 오면 처방을 하기 시작했다. 침치료를 받다가도 감기 증상을 호소하면 보험한약이 있음을 소개하고 같이 따라온 보호자들 중에서도 감기를 호소하면 처방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보험한약의 효과가 상당히 괜찮았다. 그래서 보험한약 종류도 하나 둘씩 늘려나갔다. 감기약 다음으로는 위장질환에 쓸 수 있는 불환금정기산, 반하백출천마탕, 반하사심탕 등을 주문했다. 지금은 보험한약 쓰기 시작한지 만 2년이 넘어가는데 20가지 종류를 쓰고 있다.

보험한약을 쓰면 당장은 환자가 늘지 않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조금씩 환자가 느는 효과가 있다. 보통 허리통증으로 내원하는 분들은 1∼2년에 한번 내원하시는데, 침 맞다가 감기증상을 호소하셔서 연교패독산 보험한약으로 효과를 보신 분은 6개월 후에 다시 오시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을 데리고 다음 달에 내원하시기도 한다.

환자 수 점차 증가

이렇게 해서 환자가 조금씩 늘어났다. 2008년에는 1일 내원환자 수가 30명 정도였는데 2009년에는 1일 내원환자 수가 35명 정도로 늘었으며, 2010년에는 1일 내원환자 수가 40명 정도로 늘어갔다. 비보험진료도 금융위기가 지나면서 다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나갔다. 위기가 지나가고 한숨 돌리게 된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금융위기로 인한 한의원의 위기는 나의 진료형태를 다시 돌아보게 하였고, 그래서 ‘침치료+비보험 탕약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만들어주었다.

요즘도 부담 없이 보험한약을 투약하면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보다 많은 동료 한의사들이 보험한약을 사용해서 보험한약시장이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쯔무라’같은 제약사를…

우리나라에도 쯔무라같은 회사가 나오고 보험한약의 종류도 더 많이 생기면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 다시 거듭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지면을 통해서 혹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필자의 보험한약의 경험들을 공유하고 또 보험한약에 대한 관심을 모아보는 일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계속>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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