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한의학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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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한의학은 어떤 의미일까?
  • 승인 2011.03.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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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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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Toulous Made in Asia Festival : 한국’을 다녀와서(1)

「동의보감」 전시 앞서 활발한 학술교류 진행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박사과정
프랑스 출장을 앞두고

「동의보감」 전시 및 컨퍼런스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약간은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프랑스와 관련된 한의학 학술교류를 접한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양의 보완대체의학이나 통합의학 관련 연구를 살펴보아도 대부분 미국이나 캐나다, 혹은 영국, 독일, 스페인과 같은 국가들에서 이루어진 것들이었다.

그러나 원광대 손인철 전 학장님과 경혈학교실 김재효, 의사학교실 강연석 교수님이 프랑스를 방문하여 현지 중의사들에 대한 교육을 했었고, 지난 2000년 이후 수십 명의 프랑스 중의사들이 원광대에 와서 몇 차례 교육을 받고 돌아갔으며, 프랑스 중의사인 갸바 향미씨는 원광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프랑스에서 한의학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 지난 10월에는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의 에릭 마리에 교수가 한국의사학회 학술대회, 한국한의학연구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프랑스의 동양의학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들을 회고해볼 때 지난 시간 동안 생각보다 활발한 교류가 진행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위해서 프랑스 툴루즈시의 축제기획단과 주불한국대사관, 주불한국문화원, 대한한의사협회,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박사님, 그리고 강연석 교수님 간에 수십 통의 이메일이 갸바 향미 씨를 통해 오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한 지역과의 교류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지난 10여년 간의 교류를 통해 이루어진 이번 행사가 기대되었다. 프랑스에서 한의학은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을 품고 출장을 준비하였다.

툴루즈 광장 시장

툴루즈 광장에 열린 아침 시장 모습. 이곳에서는 툴루즈지역과 관련된 의학자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툴루즈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우리는 호텔을 나와 근방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호텔 앞 광장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상인들이 광장에 모여 장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헌책과 골동품, 아프리카 문화 유적 등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매일 아침, 호텔 앞 소위 ‘광장 시장’에서 의학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툴루즈에 의학 관련 학부가 생긴 것은 1217년으로 유럽에서도 상당히 이른 편에 속한다고 한다. 실제로 ‘광장 시장’에서는 중세 이후의 의학 관련 자료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었고, 툴루즈 지역과 관련된 의학 자료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흑인들이 아프리카에서 가지고 온 민속 유물들을 통해 그들의 의학을 짐작해볼 수도 있었다.

도서관 전시물 확인, 전시 관련 회의

시장을 둘러본 후 우리는 동의보감 전시가 예정된 툴루즈의 도서관인 Bibliothque Municipale de Toulouse로 향했다. 도서관에는 1주일 전에 원광대 의사학교실의 강연석 교수님이 전시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미리 다녀가셨기 때문에 이미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실 한가운데에 놓인 핵심 전시물은 전통의학史연구소에서 대여를 해준 조선판 동의보감 한 질(25권)이었다.

한의학 관련 전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도서관 관계자들과의 의견차가 있었지만 양측 모두 최선의 전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전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를 빙 둘러서 한국한의학연구원(동의보감기념사업단)에서 보내준 동의보감 관련 전시물들, 도서관에서 자체 보유하고 있던 동아시아 관련 의학자료 및 유물들, 프랑스의 의학서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여기에 더하여 우리가 직접 들고 간 경혈도 등 자료들을 추가로 전시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미 강연석 교수님과 주최 측 간에 서로의 이견에 대해 몇 차례 토론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역시 도서관 측과 이견을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한의학 관련 전시를 기획한 것은 도서관 측에서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전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의견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양측 모두 최선의 전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기 때문에 무사히 전시 계획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계속〉

이태형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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