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그리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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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그리고 해
  • 승인 2011.01.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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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정

장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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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음양과 오행에 관심을 보이자”

새해 들어 미래를 생각하며, 나이 들어 적당히 도심이 가까우면서도 전망 좋은 곳에 작지만 창이 큰 집을 짓고 거실 소파에서 음악을 들으며, 차 한잔을 마시며 책 한권 끼고 이따금 창 너머 강 구경하는 신선놀음을 상상하며, 좋은 땅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막상 살 요량도 아닌 땅 구경에 나섰다.

부모님은 동향집에 나는 남향집에 언니는 서향집에 사는데. 동향집은 너무 이른 아침부터 해가 뜨고 떠오르는 해는 너무 깊숙이 들어와 아침에 충분한 잠을 자기 어렵다.

서향집은 해가 기울어질 때 들어오게 되는데, 오후의 햇볕으로는 집안의 화초들이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낮 동안 집이 건조해지지 못해서 집이 습하고 추워진다. 남향집은 적당하게 해가 뜨고, 해의 고도가 가장 높을 때 해가 들어와 그 빛이 적당히 집을 데워 주면서도 습기도 같이 날려주고 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고 뽀송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실제 같은 해 수확한 쌀을 동향집인 부모님 집에 둔 것과 남향집인 우리 집에 둔 것과 서향집인 언니 집에 둔 것을 일년 후에 보았을 때 쌀의 상태와 맛이 달라진다.

하물며 그 속에서 수십 년을 사는 인간은 어떠하겠으며, 그 땅에서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그 집의 대들보 주춧돌의 풍화와 수축팽창 부패, 그 집에 바른 안료와 그림들의 보존상태는 얼마나 차이를 보이겠는가.

그리고 그 집의 식재료는 그 공간의 습도와 밝기 온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그 집의 영향을 받은 음식을 그 집에 사는 인간이 섭취하게 된다.

강이 보이는 남향집을 찾다보니 자연 강이 동서로 흐르는 구간을 찾게 된다. 풍수에서는 남북으로 흐르는 강보다 동서로 흐르는 강을 더 좋게 치는 이유가 참으로 타당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사실이 바뀌지 않는 한 굴곡이 있는 지형지물의 일조 온도 습도는 해의 운동방향에 가로 지르는가 평행한가 등에 좌우 받을 수밖에 없다.

동쪽은 해가 저위도로 떠오르면서 고도가 상승하는 곳이고, 남은 고도가 가장 높아 중천인 곳이며 서는 해가 저위도로 가라앉으며 고도가 하강하는 곳이고 북은 해가 져 무는 곳이다.

경락과 풍수지리 사주팔자는 ‘陰陽五行’이라는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며, 穴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풍수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은 결국 지구와 태양과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주 역시도 연 월 일 시의 이유가 되는 지구의 자공전과 태양계 행성 주기에 가장 원천적 이유가 있다.

한의학에서도 유독 오행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시간(해의 운동)과 변화에 관련된 흐름을 전제로 한 제어계적인 면에 많이 등장한다. 흔히 한의학에 대한 자조적인 이야기를 할 때 오행을 버려야 할 것으로 많이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많은 기복적인 면 비합리적인 면이 섞여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실상 생태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많은 합리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새해에는 더 많은 한의계의 식구들이 비단 인체가 아닌 자연에서 여행을 하며 날씨를 보며 요리하는 도중 익어가는 경단을 보며, 말라버린 만두피를 보며 음양과 오행을 떠올려보았으면 좋겠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오행!

장혜정 춘천시 봄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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