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요? 아직은 한의학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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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요? 아직은 한의학이 우선입니다
  • 승인 2010.12.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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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선 기자

김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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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자신의 꿈과 맞닿아가는 최현민 공보의

 하루 24시간도 부족하지만 앞으로의 꿈 있어 행복해  

최현민 공보의를 우연히 지하철 4호선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 광고에서 봤다. 흰 가운을 입고 한 손에 클랩스틱을 든 영화감독을 꿈꾸는 한의사라는 카피와 함께. 무주군의 공보의, 방송대 홍보 모델, 미래의 영화감독 등 다재다능한 끼를 보이는, 하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은 최현민 공보의를 만나보았다.

차근차근 자신의 꿈과 맞닿아가는 최현민 공보의

잠시 꿈을 접어둔 채 한의사의 길을 걷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정확히 1994년 4월 6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란 영화를 보고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영화 후 단순한 생각으로 꾼 꿈이 크면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최현민 공보의는 개방적인 부모님 덕분에 어려서부터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접했다. 영화, 비디오, 만화, 소설 등을 접하면서 저절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고, 그 꿈에 가까이 가는 첫 번째 단계로 고등학교 시절 방송반에서 활약했다.

“고등학교 시절 영화 쪽 일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 연극영화과, 신방과를 목표로 대학교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인지 수능점수가 너무 잘 나와 대전대 한의학과에 원서를 넣었는데 덜컥 붙고 말았습니다.”

최 공보의는 대전대 한의학과, H대학 신방과, D대학 연극영화과 3곳에 합격을 했고, 부모님의 간절한 바람과 집안 사정 등을 고려해 대전대 한의학과를 가게 되었다.

“복권에 당첨된 기분으로 한의대 생활을 시작했지만, 예과시절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한의학 공부에 흥미가 많지도 않았고, 어렸을 적부터 꿈 꿔오던 것을 바꿔야 한다는 현실에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 시절 그는 미련이 남았던 영상 관련 일을 동아리 활동으로 풀었고, 학과 공부는 당연히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과 시절 후 서당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동양학문과 한의학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본과 때부터는 그 동안 소홀했던 공부를 나름 열심히 한 탓인지 평점 3.9정도의 높은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

“모든 한의대생이 그렇듯 본과 4학년 때 한방병원 수련의로 진로를 잡아야 하나. 아니면 개원의, 그리고 남자는 공보의 등 여러 가지 진로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예전에 했던 선택들을 뒤돌아보며, 남들의 시선과 욕심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나 방송에 대한 꿈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한의학을 하기 위해 공중보건의에 지원을 하고, 지금은 무주군에서 주5일 공중보건의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한 마리씩 두 마리 토끼 다 잡기

“사실 공보의를 하면서, 방송이나 영화 쪽 공부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시골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공보의 생활 1년을 어영부영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문에서 방송대에 대한 기사를 봤고, 방송대를 알아보니 제가 공부해보고 싶은 과, 온라인 수업, 졸업 후 학사 인정 등 저에겐 최상의 학습조건이었습니다.”

공보의, 방송대 공부와 시험, 한의학 스터디, 대학원 진학 준비 등 하루가 너무나 바쁜 최 공보의, 그는 영화 공부보다 지금은 한의학 공부로 더 바쁜 나날을 보낸다.

우연히 하게 된 방송대 홍보 광고를 본 주변 지인들은 최 공보의에게 공보의가 끝나면 바로 영화계 쪽으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한다고. 하지만 그의 대답은 언제나 ‘아니다’ 이다.

“한의학은 저에게 있어서 소중한 학문입니다. 환자를 진료하는 게 시간이 갈수록 정말 재밌습니다. 지금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죄송하지 않게, 그리고 나중에 임상을 더욱더 잘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한의학을 공부하는 중입니다”

일주일에 8할은 한의학을 위해, 2할은 영화작업과 시나리오 구상을 하는 최 공보의는 “아직 구체적 시나리오 작업은 못했습니다. 성격 상 글을 오래 쓰는 성격도 아니고, 시놉시스를 써 놓은 것은 있지만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사실 지금은 한의학도, 영화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어느 것이 더 잘 맞는지는 둘 다 준비하는 입장이니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다가 다 놓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맞추어서 한 마리 씩 잘 잡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공보의가 끝나면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한의사가 되고, 영화 쪽은 방송대에서 내년까지 장학금을 받으면서 졸업하고, 단편영화 준비 잘 해서 영화제에서 상 받는 것 등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임상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그런 가운데 본격적으로 영화도 공부할 생각입니다. 지금하는 방송대 공부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것입니다.”

공중보건의, 대학원 진학, 방송대 홍보 모델, 미래의 영화감독…. 아직은 밟아가는 단계이고, 거쳐가는 과정이기에 그의 앞날은 누구보다 빛나리라 본다.

김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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