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검출 한의원 사태 징계만이 해결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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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검출 한의원 사태 징계만이 해결책인가?
  • 승인 2010.12.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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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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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방제약산업 시스템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스테로이드검출 한의원 사태 징계만이 해결책인가?
새로운 한방제약산업 시스템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의원에서 판매한 아토피화장품에 스테로이드가 검출돼 충격을 던져주었던 ㄱ한의원과 A원장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ㄱ한의원이 유명해진데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네이버 육아관련 ㅁ카페 아토피/비염 게시판은 12월 7일부터 아예 ㄱ한의원 대책 게시판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K-1크림(스테로이드검출 보습크림)과 A원장에 대한 성토와 함께 법적인 대응책을 논의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모 공중파방송 프로그램에서 피해를 입은 환자의 사례를 수집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A원장은 한의협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K-1크림 제작과 관련돼 있는 4명을 고발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협은 일단 진상조사를 마치고 A원장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A원장이 별도로 스테로이드 검출 진원지로 지목하고 있는 제조사의 고발여부와 상관없이 전체 회원에게 피해를 끼치고 한의사로서의 윤리적 책임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의계 내부에서는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개원가의 한 원장은 “올해만 해도 윤리적·법적 문제를 일으킨 회원이 여럿 있었지만 계속 문제가 재발되고 있어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윤리위가 제대로 역할하지 못한다면 강력한 조사·징계권한을 협회에 주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협회 내부에서 강력한 규정이나 지침 마련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ㄱ한의원이 속해 있는 경기도한의사회도 지회차원의 윤리위 제소를 검토 중이다. 정경진 경기도한의사회장은 “아직 정확한 사실여부를 확신하기가 어려워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A원장이 말한 것처럼 본인은 몰랐던 사실이고, 크림을 제조했던 P제조사의 전적인 책임 하에 일어난 일이라면 A원장도 억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A원장에게 P제조사에서 제공한 크림베이스의 스테로이드 검출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A원장이 이 사실만 확인해준다면 의료인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넘어서 의도적인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반면 그의 주장을 제대로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그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지부차원에서 윤리위 제소를 통해 제명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를 한 한의원 개인의 일로 몰고 가서 징계처분을 강하게 한다 해도 제2, 제3의 사건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한방제약산업 시스템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사실상 이번 일은 한의계에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는 건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의계 스스로가 새로운 비전과 그 동안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회를 기회로 살리지 못하고 책임전가에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약침을 비롯해 엑스제 등을 한의원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제약시스템을 만들지 못해서 입니다. 식약청에서든 복지부에서든 방관하고 있고요. 한의계에서 뚜렷한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기존의 한방제제들은 의사와 약사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습니다”라며, “이 시점에서 한의협의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참의료실천연합회 소속 한의사들은 조만간 일간지에 A원장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광고를 실을 예정이다. 참실련 소속의 한 원장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 정직한 한의사들이 오해를 받게 되는 상황에 힘이 빠지고 의기소침한 분위기지만 한의사들 내부에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더 이상의 환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광고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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