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건기식 진출 ‘논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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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건기식 진출 ‘논쟁중’
  • 승인 2010.11.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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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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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시장 잠식… 한의계 위기의식 고조
KT&G 건기식 진출 ‘논쟁중’
첩약시장 잠식… 한의계 위기의식 고조 

KT&G의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가 BTL사업으로 국산한약재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별도로 또 다른 자회사인 KT&G 라이프앤진(라이프앤진)이 홍삼을 제외한 한방시장, 즉 한약재를 이용한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자 홍삼시장에 첩약시장을 일정 부분 빼앗긴 한의계가 “나머지 첩약시장도 잠식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홍삼시장은 8천억원, 건기식 시장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언론이 라이프앤진은 한약프랜차이즈사업에 진출하고 한약사와 함께 그 사업을 추진한다는 보도하자 한의계는 잔뜩 경계심을 표출했다. 개원의들은 대체로 “한약사와 함께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곧 첩약과 비슷한 류의 건기식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사태가 심상치 않자 비공식적으로 라이프앤진 쪽 관계자를 11월4일 만났다. 김경호 한의협 보험이사는 “사실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라이프앤진 쪽 임원들을 만났고, 그들은 이 자리에서 한약사와 함께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오보라고 밝혔다”며 “이후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언론은 정정기사를 올렸다.

그러나 B언론은 여전히 “한약방 건강원 건강식품전문점을 통합한 퓨전 전문매장”이라는 점을 명시해 정정보도는 땜질식 응급처방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더구나 KT&G 측이 최근 한약사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복지부 측에 관련 정보를 요청했기 때문에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실정이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관계자는 “한약사 인원수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를 요청한 적이 있는데, 어떤 이유로 요청했는지는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이프앤진 일선 한약사들 접촉 부인
한약사회 몇몇 대기업과 협력 논의중
식품공전 등재 한약재 가짓수 줄여야


대한한약사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라이프앤진 측이 일선 한약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한약사회에 협력 방안에 대해 공식 요청이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한약사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이 비단 라이프앤진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몇몇 기업은 이미 한약사회 측에 공동협력을 요청해 왔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한약시장의 파이를 넓히는 것은 바람직하나 한약이 식품이나 건기식으로 바뀌는 것은 우리 단체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한 “한약사와 한의사 단체는 그동안 갈등을 겪었는데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대화를 요청해 오면 우리로서도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라이프앤진 쪽이 한약시장 진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B한의사는 “이미 얼개를 짜놓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을 협회가 적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한약재로 만든 건기식이 대형기업에서 나오게 된다면 그나마 남아있는 첩약시장이 아예 잠식당할 것”이라며 “한의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한의협 임원인 C한의사도 “한약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약사들과 손을 잡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득이 될 것”이라며 “한약업사의 경우 기성 100종 처방까지 가능한데, 이름을 달리해 이런 처방들을 식품으로 등재시키면 자본력과 유통망을 등에 업은 기업이 한약시장을 송두리째 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식품공전에 등재돼 있는 한약재의 가짓수를 줄여 의료용 한약재를 늘리고 관련 법령을 재개정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협회가 관련 학회들과 논의해 에비던스를 최대한 늘리고, 한약사회 등 우리 한의계와 손잡을 수 있는 단체들과도 최대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경호 한의협 보험이사는 이런 우려에 대해 “기존 11종 의서에 포함되는 처방은 절대 손대지 못하게 하겠다. 식약청에서 논의 중인 한약제제 용어정리사업 등을 포함해 표준제조지침 등과 관련해 식품용 한약재와 의료용 한약재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작업, 의료용 한약재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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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1 2010-11-13 13:13:18
늘 선점 당하고 빼앗겼다고 아우성되며 뒷북치듯 하기보다 오히려 시장 확대 측면으로 보
면 어떨까요? 한약에 대한 시장 규모 확대로 보면 커진 케파에서 한의계도 다양하게 활용할
측면이 있지 않을까요? 협회도 협회장 외 전문 경영인을 두는 것은 어떠한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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