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와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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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와 한의학
  • 승인 2010.10.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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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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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파 ‘법고창신’ 화두 내걸어
박재현 칼럼- 조선왕조와 한의학 

추석 명절 때 가족과 같이 고궁 나들이에 나섰다. 마침 창경궁에는 전통의상을 한 왕과 왕비 모델이 방문객들을 위해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만약,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처럼 조선왕조가 계속 존속했다면 어땠을까?

사실 조선왕조처럼 500여년을 이어온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일이라고 한다. 혹자는 훈민정음과 신문고, 왕의 언행을 기록하되 왕 마저도 볼 수 없던 조선왕조실록을 예로 들며, 조선왕조는 군림하는 권력자라기보다는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왕조였다고 말한다.

조선왕조의 또 다른 세계기록문화유산인 동의보감도 왕실보다도 백성들을 위한 것이다. 당대 최고 국가 공무원급 의사들이 모여 문헌과 임상경험, 사례들을 정리한 국책사업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다른 나라 어떤 왕조가 백성들을 위한 의학서적을 편찬한 적이 있던가?

조선왕조와 더불어 쇠퇴한 수많은 전통문화 유산 중에서 해방 이후 유독 한의학만은 다시 역사 속에 부활하였다. 최고 인재가 모이는 한의대, 국민건강보험화, 연구원, 학회, 공중보건의사제도, 전문화된 임상한의학의 다양화. 전세계 전통의학 중에서 유독 한국 한의학의 발전상은 눈부시다.

실학파 ‘법고창신’ 화두 내걸어
한의학, 자기 검증과 혁신 필요


하지만, 한의약의 미래는 전통이라는 명분보다는 임상의료로서의 실제적 가치가 더 중요할 것이다. 의료의 핵심은 질병과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임상에서 병을 고치지 못하는 의학지식은 폐기되고 사라질 것이다.

조선왕조는 왜 패망했을까? 변화하는 시대환경에 대처하지 못했고, 내부 혁신을 이루지 못한 점을 들 수 있다. 19세기 조선을 개혁하려던 실학파들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부르짖었다. 옛것에 근본을 두되,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이다.

한의학도 근본 정체성을 가지되, 현대의 학문과 기술을 과감히 받아들이고, 철저한 자기 검증과 혁신이 필요하다. 국민건강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 현대인의 건강과 질병을 책임지는 살아있는 지식체계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전통의학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말고, 정통의학으로서 역사 속에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박재현/ 성베드로한방병원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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