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명칭의 소유권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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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명칭의 소유권 되찾자
  • 승인 2010.09.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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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연

정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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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이외 업종서 독자적 용어화
교차로- ‘한방’ 명칭의 소유권 되찾자 

1986년에 ‘漢方’이 ‘韓方’으로, ‘漢醫科’가 ‘韓醫科’로, ‘漢醫師’가 ‘韓醫師’로 바뀌었다. 한의원 명칭도 한방병원 명칭도 한자 표기가 바뀌었다. 그 후 ‘韓’마저도 ‘한’ 또는 ‘’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들이 있었고 그래서 당시에 제본된 어느 책에는 ‘의과대학’이라고 표기된 것도 있다.

1990년대에는 ‘한방’이라고 하는 명칭도 한의사들이 꺼려하는 것이 되었다. ‘한방’이라는 표현이 촌스러워 보일뿐더러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였다. 그래서 ‘한방’대신 ‘한의’라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되었다.

‘한방’이라는 말은 물론 ‘漢方’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에 네덜란드 의학이 전래되면서 기존의 중국에서 전래된 의학을 ‘漢方’이라고 부르게 된 데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方’이 붙게 된 이유는, “중국의 의서에는 方(병을 치료하는 것) 즉 기술(術)은 있어도 法(병의 근본 원인을 명백히 하는 것) 즉 원리가 없다”라는 주장에 기인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명칭을 漢方이 아니고 ‘漢法’이라고 해야 옳다고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일제시대를 거쳐 우리나라에 유입되고 결국에는 ‘韓方’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방’이라는 용어를 얕잡아 보며 멀리 하는 동안에 ‘한방’이라는 용어는 지금 한의계 외의 업종에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각종 음식 홍보물과 화장품, 각종 기기와 맛사지업계에 이르기까지 ‘한방’이라는 명칭은 이제 한의사와 관계되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한의계 이외 업종서 독자적 용어화
한의원 광고 간판에 한방 적시해야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는 대단히 큰 손실이다. 우리의 대표 명칭을 이렇게 사용하도록 그냥 두면 안되겠다는 것이다. 즉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한방’이라는 명칭을 드러내면 어떨까. 혹자는 ‘한방’이라고 하면 ‘한약 처방’만을 뜻하기 때문에 자칫 ‘침, 구 및 각종 수기치료’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이것은 억측이다. 그렇다면 ‘한방’병원에서는 침구 치료를 못한단 말인가?

‘한방’이라는 낱말은 어쨌든 우리나라 사람들 생활 가운데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말이다. 굳이 이것을 우리가 내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더욱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한방=한의사=한의원’의 등식을 일반인에게 심어줘 ‘한방’이라는 용어를 일반에서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근본도 없는 ‘경락맛사지’라는 것이 2~3년 사이에 ‘경락’이라는 두 글자로 통용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우리가 ‘한방’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면 ‘한방=한의원’이라는 등식은 곧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법적인 표현에서는 ‘한의’라고 하든 ‘한의약’이라고 하더라도 전국의 한의원 광고와 간판에 ‘한방’이라는 표현을 동시에 사용하여 ‘한방’이라는 용어의 주인이 한의사라는 것을 확정하고 우리 ‘한방’ 문화가 일반인의 생활 속에 깊이 자리하기를 바란다.

정재연/ 매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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