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읽기- <귀(鬼)>
상태바
영화 읽기- <귀(鬼)>
  • 승인 2010.06.09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contributor@http://


고교 현실에서 공포심 도출
고교 현실에서 공포심 도출

‘하이틴 공포영화’ 가능성 기대

<귀(鬼)>
감독 : 김조광수, 여명준, 홍동명, 조은경
출연 : 김예리, 신지수, 김꽃비, 이민호, 최혜경, 이풍운

무더위가 벌써부터 기승이다. 이쯤이면 영화계도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바로 여름방학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함께 공포영화들이 극장가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2010년 여름 공포영화는 우리영화 <귀>로부터 시작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공포영화가 크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여고괴담>이나 <고사> 같이 학교를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는 나름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형 공포영화의 독특한 유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에 개봉한 <귀>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영화인데 특이할만한 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상업영화의 공식을 비트는 저예산 영화를 제작하는 청년필름이 만들고, 단편영화로 많이 알려진 젊은 감독 3명이 젊은 배우들과 의기투합해서 연출한 3편의 작품과 제작사 대표가 연출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추가되어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라는 점이다.

첫번째 에피소드 <부르는 손>은 폐교 교실에 갇혀 아무도 모르게 죽어간 여학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두번째 에피소드 <내 곁에 있어줘>는 미혼모가 된 친구를 위하면서도 대학 진학문제로 인해 그 친구를 이용하는 여학생을 다루고 있다. 세번째 에피소드 <귀(鬼) 소년>은 귀신을 볼 수 있는 남학생이 억울하게 죽은 여학생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학교나 떠도는 공포성 이야기를 학교 다닐 때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학교 공포영화를 보면 마치 관객 자신이 학생이 된 듯 느껴지는 긴장감이 큰 경우가 많다. 물론 시대와 사회가 변하면서 무서운 이야기도 많이 변화가 되어있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다. <귀>의 시작은 묘한 분위기를 가진 타로까페에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주인공인 여학생들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이 장면은 맨 마지막 장면에도 다시 등장하는데 여학생들이 여기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는 영화를 다 본 관객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젊은 감독들과 젊은 배우들이 함께 한 영화라서 전체적인 영화의 완성도는 기대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의외로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여고괴담> 시리즈보다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극적인 사운드 같은 비현실적인 공포영화 장치들을 배제하면서 최대한 현재 고등학생들의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공포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있다. 새롭고 신선한 공포영화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2010년 첫 공포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젊은 하이틴 공포영화의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부문 상영작.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