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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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길(2)
  • 승인 2010.02.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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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김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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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길(2) 

한의학에 많은 호기심과 가능성을 비추면서 연구를 제의하는 의학계 원로 분들을 만나면 필자는 그때마다 ‘저희 연구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입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서울역 앞을 서울역전 앞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역을 포함한 앞 전(前)자 뒤에 왜 굳이 앞 자는 붙여야 하나?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미 서술되었는데 왜 또 한의학이라고 이중 설명을 해야 할까? 차라리 ‘한국의학연구원’이라고 개명도 하고 의학도 같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연구하여 통합의학, 자주의학의 틀을 우리 연구원에서 함께 잡아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통합의학, 자주의학 틀 모색

필자는 한·양방 의료 일원화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한방, 양방이 통합의학의 길로 가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마치 철길처럼 영원히 못 만날 것이라고 서로 접근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양방이 한방을 흡수할 것이라고 대화조차 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는 서로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서로가 같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조금 틀어 결국 통합의학이라는 목표에서 만날 것이라고 목표를 설정하여 나가야 한다. 그러면 서양의학의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며 새로운 치료법과 이론으로 보강할 수 있고 한의학은 한의학적인 기반에서 현대과학과의 접목을 통해 치료의학, 예방의학, 맞춤의학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의학도 한의학도 아집을 버리고 ‘통섭’을 통해 융합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하여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다 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상호 인정하고 보완할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발견할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중국 측 파트너로는 중의과학원이 있다. 중의과학원은 중의학 세계화의 본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침구연구소 등 13개 연구소와 6개의 임상병원이 있다. 중국은 중의과학원을 통해 20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 의료시장에서 중의학의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단독 임상연구허가조차 요원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아직 예산과 인력, 지원 등 여러 면에서 중의과학원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임상병원은커녕 단독 임상연구허가(BIS)조차 요원하다. 양․한방 임상연구를 하려고 양방 대학병원에 가보면 약이나 치료의 안전성을 입증해 와라, 제1 저자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무산되기 일쑤다. 때문에 우리 연구원에서는 궁여지책으로 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들 그리고 중의과학원 부속 병원들과 공동연구로 근근이 임상검증을 해나가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작년부터 한·양방 복수면허자 1명과 의사 면허 연구의원 등을 확보하고 연구를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연구원의 존재 이유는 한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보건 증진이다. 국민보건 증진을 위해서는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두 의학의 통섭이든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경인년에는 한의학자와 의학자 그리고 생명공학자들이 함께 통합의학의 길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우리 연구원에서 멍석을 깔고 함께 연구할 날을 고대해 본다.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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