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 스케치(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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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 스케치(47)
  • 승인 2009.12.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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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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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神代植物公園

홈피에 개화 시기 표시 꽃구경 편리
모란, 작약 등 각종 정원 조성 관리
무우수 등 宗敎木 한곳서 감상 배려
후박나무, 한약 후박피 완전히 별개

도쿄都 초우후(調布)市에 위치한 진다이(神代)식물공원(kensetsu.metro.tokyo.jp/seibuk/jindai). 이 식물공원의 홈페이지에는, 온실을 포함하여 식물의 1년 중 꽃피는 시기를 표시해 놓아 꽃구경을 하기가 편리하다. 넓은 부지에 모란?작약 정원, 산야초 정원, 벚꽃 정원, 일년초(一年草) 정원, 목련 정원, 매화 정원, 대나무 정원, 다알리아 정원, 동백나무 정원, 만병초 정원 등을 잘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 중 식물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모란?작약 정원이다. 모란과 작약은 벙그러진 자태가 비슷하다. 그렇지만 모란의 7~8cm 작은 잎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작약은 위쪽의 작은 잎 10~30cm가 3개로 갈라지는 점이 다르다. 열매도 모란을 보면 3~4cm 정도이지만 작약은 1.5~2cm 정도로 관심을 가지면 구분이 가능하다.

한방에서 모란의 뿌리껍질(根皮)은 목단피(牧丹皮), 꽃은 목단화(牧丹花)로 약용한다. 한약으로 사용하는 주요 식물이지만 일반인들도 이들 꽃의 유난히 풍요로운 모습을 선호하므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식물이겠다. 함박꽃이라는 소박한 기억으로도 불러주는 작약은 5월 중순에 꽃이 핀다. 즉 모란꽃이 피고 난 후에야 작약꽃이 피는 셈이다. 관월(冠月), 관평(菅平), 진전금(眞田錦), 빙점(氷点), 낙원(洛苑), 명월(明月), 홍하(紅河), 화향전(花香殿) 등 각양각색의 이름으로 불러주는 작약의 많은 품종이 오늘 따라 빗방울을 머금어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다. 붉은 꽃, 노란 꽃, 흰 꽃 등 여러 가지 색깔로 피어 정원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는 소문에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와 작약이 지기 전에 카메라에 붙잡아 두려고 한다.

대온실도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1984년 완성되었다는 온실에서 특이한 것은 종교목(宗敎木)이다. 많은 열대식물 중에서 종교와 관련이 있는 것을 한자리에 모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불교의 3대 聖樹로 알려진 나무인 무우수(無憂樹), 보제수(菩提樹), 사라쌍수(娑羅?樹)다. 옆에는 창포가 있다. 일본에서는 창포 잎에서 칼을 연상하면서 단오가 남자아이의 절구(節句, 일본의 어린이날)가 되었으며, 가마쿠라시대부터 사내아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명절로 되었다는 유래가 붙여져 있다.

식물원을 걷다보면 곳곳에 나무 이름을 묻는 퀴즈가 보인다. 나무에 달려있는 설명문의 윗부분에 '이 나무의 이름은?' 이란 표지가 있고 이 표지를 들춰보면 그 안에 나무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이다. 방문객들의 다양한 재미에 신경을 쓴 식물원의 아이디어가 좋다.

목련 정원에는 커다란 일본목련(Magnolia obovata)이 우뚝 서 있다. 이 나무의 껍질이 한약으로 사용하는 후박피다. 물론 당후박나무(Magnolia officinalis)의 줄기껍질도 후박피로 사용한다. 마침 꽃이 낮은 곳에도 달려있어 카메라를 가까이 대어 많이 촬영할 수 있었다. 예전에 전남지역의 진도, 여수 오동도에 흔한 식물인 후박나무(Machilus thunbergii)를 한약 후박피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식물이름이 후박나무이지 한약에서 말하는 후박피와는 전혀 별개인 이 나무를 남해안 지역에서 껍질을 베어내어 한약으로 둔갑시킨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사실 녹나무과인 Machilus 와 목련과인 Magnolia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식물원 한가운데는 꽃의 여왕 장미 정원이 자리 잡고 제 철을 맞은 장미꽃들이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필자가 찾은 날이 마침 축제기간이라 시민들이 다들 이곳에 머물면서 장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다. 지역 방송국의 콘서트도 장미 정원 인근에서 열렸다.
 
주요한 한약으로 취급하는 모란과 작약의 다양한 품종을 보려면 이 식물원 방문을 추천하고 싶다. 도쿄의 게이오(京王)백화점 내 신쥬쿠(新宿)역에서 게이오선(京王線)을 타고 초우후(調布)역에 내려 深大寺행 버스를 타면 된다.

 글ㆍ사진 /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박종철 교수

 

 

 

 

 

 

 

 

 

 

 

 

 

 

 

 

 

 

사진설명(좌로 부터)
1. 다양한 작약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작약 정원
2. 진다이식물공원의 작약
3.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불교 성수 무우수
4. 불교 성수 보제수
5. 창포
6. 후박피로 사용되는 일본 목련의 꽃
7. 식물원 한가운데 장미정원이 자리 잡았다
8. 진다이식물공원에서 열린 음악회, 멀리 온실이 보인다

091211-기획-한약여행-진다이식물공원-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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