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한의학과 중의학의 관계 재정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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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한의학과 중의학의 관계 재정립 필요
  • 승인 2009.11.11 12: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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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열

이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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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과 중의학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

총성 없는 전쟁에서 방향성 결정할 주요 변수
‘중의학 아류’ 인식 깨야 한의학 세계화 가능
주체적 입장에서 한의학 장점 특성을 찾아야

지난 9월 국제표준기구(ISO)는 TCM(중의학)을 잠정 명칭으로 하는 기술분과(Technical Committee) 신설을 승인했다. 지금까지 WHO를 중심으로 침구경락, 용어, 경혈 위치에 대한 국제 표준화가 진행된 바 있지만, 이번 ISO/TC 249 신설은 중국 측 주도로, 그리고 용어, 교육, 기술, 서비스 등 전통의학 전 분야에 걸친 표준 제정이 의제로 제안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바야흐로 전통의학 국제표준을 둘러싼 한, 중, 일 사이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심각성을 반영하여 10월30일 한의계는 급하게 한국 한의학 표준연구원을 출범시키고 국내 한의학 표준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또 한 가지 한의계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한의학과 현대 중의학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이다. 이것은 세계무대에서 중국과 본격적으로 맞닥뜨리기에 앞서 중의학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ISO/TC 249 설치로 드러났듯이 이제 한의학, 중의학, 일본 한방의학의 관계는 상호 협력적인 것으로만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경쟁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한의학과 중의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앞으로 우리의 행동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한의학과 중의학은 어떤 관계로 정립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한의학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한의학이 중의학의 아류라는 인식을 깨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해외에서 더 뚜렷하다. 만일 이런 인식을 깨지 못한다면 한의학의 세계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의학과 중의학이 많은 의학이론과 임상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과 중의학의 완전한 차별화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한의학이 중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점과 특성을 찾아내어 이를 중심으로 한의학을 잘 정리한다면 이것은 한의학이 세계에서 중의학과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근본적인 일이 있다. 우리 의식 속에서 한의학과 중의학을 구별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현대 중의학은 197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본격적으로 수입되었다. 당시는 5개 내과 분과를 끝으로 지금과 같은 교과목 체계가 막 확정되고, 분과학회들도 이제 막 하나 둘 결성되어 분과적 전문성이라는 면에서 걸음마를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임상과목 교육도 동의보감 내용을 과목 별로 나누고 이것에다 약간의 서양의학 지식을 덧붙여 강의가 이루어지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수입된 중의학 교과서 내용들이 빠른 속도로 한의학 교과서에 수용되었다. 병리학 같은 교과목은 중국식 병인, 병기, 변증논치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여 강의에 반영하기도 했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대부분의 한의학 교과서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중의학 내용을 상당 부분 채용하게 된다. 교과서 외 다른 출판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 이후 발간된 한의학 서적들 중에는 중의학 번역서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 번역서들은 상당수가 중의학이라는 이름 대신 한의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판되었다.

이처럼 한의학계는 전통시대와의 연장선상에서 현대 중의학을 한의학과 같은 의학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 결과 지금 한의학은 용어나 주요 이론에서 중의학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교육이나 출판물에서 드러나 있는 것만큼 중의학이 한의학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중의학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한국 한의학의 주체적 입장에서 중의학 내용 중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버릴 것은 버려 한국 한의학만의 장점과 특성을 찾아야 한다. 한의학과 중의학을 차별화해야 한다. 이 일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의 한의학 세계화 과정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이충열/ 경원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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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 2009-11-13 15:50:42
한의학(민족의학=체질의학=환자맞춤 의학) ; 정, 기, 신.
1,일반인 (건강체) ; 정>기>신.= 예방의학,
2.경증환자 (일반환자) ; 기>신>정.
3,중증환자 (만성 / 난치성 질환자); 신>기>정.

사상체질의학은 미완성(체질분류-오류) ; 사상체질 분류를 64형으로 분류해도 => 암,난치병은 치료할수없다,
그러나 五宮체질의학 진단치료법(6원분류-환자맞춤형)에서는 만성난치병, 암질환을 3~5개월만의 치료로서도 85% 완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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