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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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8)
  • 승인 2009.07.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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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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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武漢식물원의 본초원
우한(武漢)시는 중국에서 5번째로 꼽는 도시로 후베이(湖北)성의 성도이다. 우한시내에 소재하는 武漢식물원(w ww.whiob.ac.cn)은 중국과학원 소속으로 華中식물자원연구소도 함께 있다. 1956년에 설립한 이래 과학적인 연구와 식물의 생태보호, 관광여행 소재 개발과 과학적 보급의 역할을 두루 담당하는 국가 3대 핵심 식물원의 하나로 발돋움하며 약원, 매원(梅園), 죽원(竹園) 등 10개 이상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넓은 식물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당연히 본초원이다. 본초원이란 흰 글씨가 쓰여진 회색의 돌문 입구를 지나면 이시진 선생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이시진 선생은 왼손에 약주머니 같은 뭔가를 든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입구의 안내판에는 ‘華中地區名貴 中草藥植物’이란 제목으로 두충, 황련, 천속단의 한약을 사진으로 설명하여 준다. 그 옆에는 ‘독품식물(毒品植物)’이란 제목으로 앵속에 관한 자료도 설치해 놓았다. 이 식물원에서 다량으로 재배하고 있는 앵속을 채취하는 사진도 함께 본다.

본초원으로 들어가면 오른편의 온실에 익지, 망고, 곽향이 줄줄이다. 중앙 화단에는 비뇨기계통의 약용식물, 호흡기계통의 약용식물과 혈액순환계에 작용하는 약용식물 구역 등으로 분류하여 재배 전시해 세심한 인상이다.

쉽게 볼 수 있는 두충나무, 후박나무, 대추나무, 은행나무, 녹나무는 물론 행기활혈, 요로결석 치료효능이 있는 활혈단(活血丹), 안신, 청폐효능의 원보초(元寶草), 백포호(白苞蒿) 등의 생소한 식물도 보인다.
백급, 백지, 신이, 마리아엉겅퀴, 천계, 회향, 백부, 회엽(灰葉)안식향, 금전창포, 아프리카 천문동, 세신을 전시해 두었다.
해당화, 월계화, 장춘화들도 울긋불긋 꽃을 피우고 있다. 구이린(桂林)의 대표적 가로수인 계수나무라 불리는 계화도 있고 흔한 부추까지도 팻말을 붙여 약용식물로서 간수하고 있다. 본초원을 벗어난 보도길 옆에는 홍회향, 흥산(興山)오미자 들을 심어 놓았다.

식물원 깊숙한 곳까지 갔더니 철조망 안에서 유난히 붉은 꽃들이 우리들을 강렬히 유혹하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양귀비 꽃이다. 허술한 철조망 속에 갇혀 만개한 빨간 양귀비 꽃도 대단하지만 필자에게는 함께 달려 있는 열매가 장관이다. 특별히 제작한 이중 철조망이 아니니 틈새가 넓은 곳에 손을 넣으니 양귀비가 잡힐 듯 하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양귀비 꽃과 열매 그리고 뜨거운 여름 하늘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렇게 넓은 면적에서 만개한 양귀비는 처음 본다.
일본의 도쿄약용식물원의 양귀비 재배장에는 이중 철조망에다 CCTV까지 설치하여 외부인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에 대조적으로 이곳은 통제가 좀 느슨한 느낌이다.

철조망 밖에는 마약성분이 없는 관상용 양귀비도 예쁜 꽃을 피우며 자라고 있다. 그중 개양귀비, 꽃양귀비라 부르는 우미인초(虞美人草)가 흐드러지게 펴 있다. 가는 줄기를 열 띈 바람이 일렁이며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개양귀비는 부러질 듯 고혹적인 허리와 중독성의 미소를 머금은 꽃으로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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