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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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36)
  • 승인 2009.06.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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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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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海南島의 6대 南藥
하이난(海南) 섬은 ‘천연 약창고’로 불릴 만큼 약용식물이 풍부한 곳이다. 그 중에서 고량강, 익지, 호초, 빈랑, 육두구, 정향의 6가지 한약은 중국 ‘하이난의 6대 남약(南藥)’이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익지, 빈랑, 정향, 육두구을 따로 분류하여 ‘하이난의 4대 남약’이라고도 한다. 6대 남약을 관찰하기 위해 중국의 하이난으로 향했다.

하이난도는 1988년 광둥(廣東)성에서 분리되어 하이난 성(省)이 되었다. 연중 따뜻한 기후를 유지하므로 겨울에 해당하는 11월~3월까지 우리나라 골프 여행객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하이난의 북부는 아열대 기후이고, 남부는 열대 기후이다. 그래서 열대작물의 재배가 발달되어 있으며 중국의 하와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북쪽으로는 하이커우(海口)시, 그리고 남쪽으로는 싼야(三亞)시가 있다.

남약 재배지로 가기 위해 북쪽의 하이커우에 도착한 일행은 버스로 2시간가량 걸리는 싱룽(興隆)으로 이동했다. 싱룽열대식물원이 나타나고 더 안쪽으로 향하면 ‘국가남약규범화종식시범기지‘라는 긴 이름의 재배장이 보인다. ’익지(6대남약) GAP종식과 산업화개발시범기지‘ 간판도 함께 세워져 있다.
재배지 한가운데의 드넓은 밭은 전부 육두구가 심어져 있다. 물론 육두구는 식물 Myristica fragrans의 씨를 말한다. 원산지는 인도네시아의 몰루카 섬인데, 톡 쏘는 독특한 향과 약한 단맛으로 향신료나 방향성 건위제로 많이 이용한다. 열매가 완전히 성숙하면 둘로 갈라지면서 심홍색의 씨껍질이 드러난다.

한방에서는 중초를 고르게 하고 기를 내리며 설사와 이질을 멈추고 음식 맛을 내게 하며 소화시키는 약으로 쓰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육두구는 살에 기름기가 있으며 잘 여물고 단단한 것이 좋고, 마르고 희면서 살이 적은 것은 좋지 못하다고 한다.
육두구 근처 재배지에는 고량강이 함께 자라고 있다. 흰꽃을 피우고 있는 고량강은 조그만 녹색의 열매도 함께 달려 있다. 직원에게 부탁하여 한 그루 캐서 뿌리줄기까지 관찰해 보았다.

열매 익지인을 사용하는 익지도 자라고 있다. 지혜를 더한다는 의미의 익지나무는 빈랑나무 숲 아래의 넓은 지역에 심어져 있다. 중국 남부지역은 아열대 지방이라 이 같은 익지 외에도 사인, 초두구, 초과, 백두구 등의 생강과 한약식물들은 쉽게 볼 수 있다.
재배지의 제일 안쪽에는 후추나무가 대량 재배되고 있고 나무마다 열매들이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다. 향신료의 왕이라 불리는 호초 또는 후추 제품을 하이난 섬의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이곳의 특산물이 맞는 모양이다. 호초는 후추나무 열매이다.

입구에서 재배지 안쪽까지는 빈랑나무가 큰 형님처럼 서 있다. 야자나무와 비슷하지만 빈랑나무는 상단의 잎 아랫부분에 마당비로 사용하는 싸리비같은 형상의 꽃대가 걸려 있어 구별이 가능하다. 빈랑나무의 씨와 열매 껍질은 약재로 쓰이는데, 씨를 빈랑자라 하고 열매의 껍질은 대복피라 한다. 잘고 맛이 단것을 산(山)빈랑, 크고 맛이 떫은 것은 저(猪)빈랑이라고 동의보감에서 설명하고 있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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