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연구 10년의 평가와 향후 10년의 전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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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연구 10년의 평가와 향후 10년의 전망(1)
  • 승인 2009.04.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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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학신문 창간 20주년 특별기획I

고부가가치 창출 전망불구 투자·성과는 저조
2010프로젝트 계획 대비 예산투자 30~40% 불과

고령화시대에 들어서면서 건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또한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은 현대의학이 극복하지 못한 만성·난치성 질환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한의약R&D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차세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요소로 꼽히는 한의약연구사업(한의약R&D)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그간의 성과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한의약연구가 나아갈 발전방향을 모색해 본다. 앞으로 약 7~8회에 걸쳐 ▲한의약R&D의 현주소 ▲기관에서 바라본 한의약R&D ▲연구현장에서 바라본 한의약R&D ▲한의약R&D 연구방법론을 둘러싼 쟁점 ▲한의약R&D의 미래 등의 주제들을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차세대 키워드 ‘한의약R&D’

최근 영리병원, 의료민영화 등의 논의가 재점화되며 의료개방의 압력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한의계가 제일 우려하는 문제의 하나가 한중FTA다. 한중 FTA가 이뤄질 경우 국내 한의시장은 붕괴가 우려될 정도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견된다.
또 한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 문제와 한·양방 대립구도 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러한 국내외적 도전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의계는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되며 한의학의 과학화·객관화·표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보완대체의학의 일환으로 기초 및 임상연구를 통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체계 구축에 관심을 쏟으며 R&D 육성 전략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시장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한방산업이 국제적 비교우위에 있으면서도 투자가 소홀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선진국이 대체의학분야에 집중투자를 하고 있어 오히려 한의약 기술을 역수입하는 현실에 직면할 처지에 놓였다.

새 정부는 세계 한의학시장의 10% 점유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가차원의 한의학 육성을 위한 정책, R&D 활동의 현황 파악 및 발전방안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한의약R&D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현재의 의료위기 상황에서 임상, 기기, 제제, 경영 등 다양하게 얽혀있는 문제해결의 중요한 키워드로 대두되고 있다.

■ 한의약R&D 2010프로젝트

인구의 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만성·난치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한의학적 접근 방법을 적용할 경우 효과적인 치료기술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기존 양방의료기술의 한계와 합성의약품의 단점을 극복하고 한의약이 갖는 효과적인 치료기술을 적극 개발한다는 취지로 지난 1998년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계획(2010프로젝트)’을 수립했다.

이 사업은 1998년 정부의 100대 추진과제로 선정됐다. 이 사업의 목적은 2010년까지 뇌혈관질환, 퇴행성관절염, 당뇨, 암 등 만성·난치성질환에 대한 고부가가치 한약제제 및 한방치료기술 개발을 통한 세계 의약시장 진출기반을 조성하고, 한방의료서비스를 통한 국민건강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2010프로젝트는 기초연구단계(1998년~2002년), 연구심화단계(2003년~2007년), 실용화단계(2008년~2010년)로 구분해 추진하고 있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간 정부가 총 147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2007년까지 당초계획대비 예산투자가 30~40%에 불과했고, 실용화단계에 진입하지 않아 기술이전이나 상품화 등 가시적인 성과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의약R&D사업을 통해 한의대 연구역량을 강화시켜 한의학연구의 인프라 구축에 기여한 점과 ▲‘노인성 치매의 한의학적 치료방법 및 치료제 개발연구’ ▲‘관절염에 대하여 연골보호 작용을 나타내는 한약처방의 분자약리학적 작용기전 및 임상연구’로 미국에서 특허등록을 획득하는 등 실용화 가능성이 있는 연구결과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도 있다.

특히 2007년에는 연구심화단계에 적합한 한방분야의 근거중심의학 구축을 위한 임상연구를 지원함으로써 한의약의 객관화 기반을 마련했다.
한의약 관련 연구개발은 초기에는 보건복지가족부를 중심으로 지원했으나 2003년 이후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으로 지원부처와 지원예산이 확대됐다.
한의약분야 연구예산은 2004년 무렵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기획과제 발굴을 통해 대규모 연구사업을 유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늘어나게 됐다.

■ R&D로 한의약 접근성 제고

세계전통의약시장은 1998년 850억불에서 2017년 2500억불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의학이 세계전통의학 및 보완대체의학시장 10% 점유시 30조원 규모의 국가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의약R&D를 대학중심의 기초연구에서 병원 중심의 임상연구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임상관련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개원에 종사하고 있는 참신한 연구 인력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참여 방안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의학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다학제 연구자간 정보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협력연구 유도방안 마련과 한의약 특성에 적합한 다양한 연구방법론 개발, 그리고 교육지원 프로그램의 도입 필요성 등도 요구되고 있다.
R&D 전문가들은 한의약R&D를 통해 한의약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건보급여 확대를 통해 한방의료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한의약 학술활동과 한방공공보건사업, 그리고 해외진출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의약 분야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21세기 유망 지식기반산업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촉망받고 있는데 비해 대규모의 예산지원과 법제도적 여건이 미비한 실정이다.
한의학계의 한 관계자는 “한의약 연구투자는 다른 분야보다 10년 늦었지만 오히려 앞으로 참신한 기획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의학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산출해내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한 다양한 의료기기 사용과 의료기사지도권이 요구되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연구비 투자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계속>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leona01@mjmedi.com

※ 사정에 따라 연재 순서나 주제가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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