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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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 승인 2003.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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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가족들의 아픔

데뷔부터 잇따라 사회현실을 영화화하면서 정치적 신념에 찬 투사로 묘사됐던 이탈리아 대표적 감독이 가족의 죽음을 진솔하게 그려 올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 동안 감독은 사회적 현실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선택하는 한편 고전적 영화형식을 깬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해 천재적 연출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편 한국 사정과 비슷하게 이탈리아도 할리우드 영화 수입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자 아예 감독, 배우, 시나리오 작가, 배급, 상영에 이르기까지 1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후배감독의 등용을 위해 단편영화제를 만드는 등 연출 외에도 감독이 펼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정치적 성향에서 진로를 바꾼 듯한 ‘아들의 방’은 가족의 죽음으로 겪는 슬픔에 관한 영화다.

‘가족의 부재’,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등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은 소재이고, 남겨진사람들의 고통은 극히 단순한 스토리일 뿐이다. 따라서 지루한 신파극 정도로 넘겨짚을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삶 곁에 늘 따르는 죽음, 그 죽음이 내 가족에게 생겼을 때 남겨지는 상처를 담담하지만 생생하게 그려냈다. 단순하고, 새로울 것 없는 슬픔을 하나의 감동으로 완결한 것이다.

아들의 죽음 뒤로 남겨진 가족들이 다시 생활로 돌아왔을 때 불현듯 나타나는 죽은 이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 이로 인해 흘리는 눈물은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최루탄 장치가 아니다.

아들을 사고현장에 보냈다고 자책하는 아버지, 죽은 아들의 여자친구에 집착하는 어머니, 옷가게 탈의실에서 갑자기 오열하는 동생 등의 모습에서 그 슬픔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정신상담 의사와 아내, 남매, 넷은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다. 아들과 조깅을 가기로 약속했던 아버지는 급작스런 호출로 그 약속을 깨고 환자에게 달려간다. 그 사이 스쿠버다이빙을 간 아들이 사고로 죽게된다. 아들의 장례를 치루고 남겨진 가족들은 각자 일상생활로 돌아오지만 사고전과 같은 행복한 생활을 찾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감독이자 주연인 난니 모레티가 아들을 잃고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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