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존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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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존스의 일기
  • 승인 2003.03.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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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찾아든 사랑고백

감독 샤론 맥과이어
주연 르네 젤위거, 휴 그랜트, 콜린 퍼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애인 없이 홀로 보내는 사람들에게 마냥 반가운 계절은 아닌 듯 싶다.

출판사 홍보 담당 직원이고, 알콜 중독에, 줄담배를 피우는 30대 영국 독신녀 브리짓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500만권이 넘게 팔린 영국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한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는 여성감독에 의해 독신녀의 심리가 코믹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독신녀에게는 ‘그래, 그렇지’하는 공감대가, 독신남에게는 ‘아 그렇구나’하며 여성들의 일기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영화.

서른이 넘도록 애인 하나 없던 브리짓이 전혀 판이한 두 남자와 삼각관계를 맺으며 벌이는 헤프닝이 영화의 줄거리다. 하지만 이어질 듯 깨질 듯 주고받는 사랑보다 재미를 주는 것은 독신녀가 안고 있는 심리상태.

시도 때도 없이 왜 아직 결혼을 못했냐는 듯이 던져지는 시선, 아무때나 남자라고 하면 선을 보이려는 극성스런 어머니에 스트레스 받지만, 맘에 드는 남자 앞에서 어떻게 관심을 끌어야 할지 고민하는 브리짓의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처녀와 게이를 친구사이로 설정함으로써, 이 둘은 같은 부류로서 정상인의 범위에서 배제토록 하는 사회적 편견을 반영하는가하면, 커플들이 가득한 파티장에서 ‘왜 늦도록 결혼을 못했냐구요? 벗겨보니 온몸이 비늘이었나보죠’라고 던지는 브리짓의 농담섞인 대사에는 뼈가 느껴진다.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나면, 게이를 포함해 남자와 조금씩 문제가 있는 여자친구들과 함께 술 한잔하고, 집에선 뒹구르며 TV보는 게 전부인 브리짓은 명절을 맞아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 도착하자마자 브리짓은 어머니의 주선으로 명절파티에 참석하게 된 인권변호사 마크와 어떨결에 선을 본다. 마크는 어린 시절에 집 수영장에서 벌거벗고 수영했던 이웃집 꼬마. 하지만 괴상한 스웨터를 입고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얼굴의 이 남자는 브리짓이 알콜중독자에다가 골초라고 말해버린다.

집으로 돌아온 브리짓은 살을 빼고, 멋진 남자와 연애를 하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고,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평소 멋있게 보아오던 상사 다니엘과 장난으로 주고받던 이메일로 가까워지고, 마크는 사랑고백을 해오는데...

르네 젤위거라는 여배우를 생각하며 각색했다는 이 영화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고, 영어식 발음을 익힌 르네는 보통여자의 역을 사실적이면서 귀엽게 소화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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