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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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9)
  • 승인 2009.03.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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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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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솽반나(西雙版納) 열대식물원(上)
윈난(雲南)성 시솽반나(西雙版納) 타이(傣族)족 자치주는 광범위한 열대우림지역이고, 타이족이 주류를 이룬 다수 민족의 거주지이다. 중국의 44개 중점풍경명승구의 한 지역으로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300여만 묘(1묘는 666평방미터 해당)의 자연보호구를 지정하고 있는데, 그 중 70만묘가 보호가 잘되어 있는 초대형 원시밀림이다. 밀림은 자치주 면적의 60% 가량 차지하고 있으며 경치가 아름답고 자원이 풍부하다.

이곳에 있는 중국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xtbg.ac.cn/Intro/about.htm)은 1959년 설립되어 중국에서 식물 품종이 가장 많이 보존되어 있으며, 한약식물도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이곳은 한약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한번 방문하기를 권하고 싶은 식물원이다. 1996년 쿤밍(昆明)식물연구소 일부분과 원래의 쿤밍생태연구소를 합하여 중국의학과학원 소속의 독립연구기구로 승격되었다.

2년 전 쿤밍 방문 시 오후 10시에 열대식물원 인근의 징홍(景洪)으로 출발하기로 한 비행기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겨우 떠났던 힘든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또다시 그러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으나 정시에 출발하여 다행이었다. 자치주의 중심지인 징훙에서 열대식물원까지는 차로 3시간 가량 걸렸지만 도로사정이 날로 좋아지는 중국이라 이번엔 1시간 30분으로 절반의 시간이 단축된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시솽반나 열대식물원 내에 있는 호텔 주위는 열대지방답게 충분히 성장한 성숙기의 종려나무가 줄을 짓는다. 이어 빈랑이 가득 심어져 있는 빈랑밭이 나타난다. 빈랑나무가 많다보니 열매가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다. 떨어져 있는 빈랑나무의 익은 열매껍질인 대복피(大腹皮) 밖으로 수줍은 싹이 트고 있다.

“빈랑은 교목 중에서 미소녀 같으며 과실은 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치아를 보호하고 충치 방지효능이 있어 윈난성의 여러 소수민족들이 이것을 복용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며 “타이족 청년의 애정 증표이기도 하며 재화와 길상의 상징으로서 고대부터 일찍이 화폐로 사용되었다”는 식물원의 로맨틱한 안내판이 서 있다.

식물원내의 남약원 구역에서는 어성초, 호장근, 마(馬)빈랑, 울금, 아출이 재배되고 있었다. 아직 초록색으로 털이 나 있는 초두구 열매가 나뭇가지에 달려있다. 생강과의 흑과산강(黑果山姜), 호초과의 필발, 마빈랑(馬檳樃)도 보인다. 사간, 빈랑청, 인도대풍자, 삼약빈랑, 홍두구, 운남육두구도 있다.

잎이 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나무가 언덕 위에 자라고 있었다. 언덕 아래에서 위로 향해 얼른 사진을 찍다가 미끄러져 버렸다. 엉덩방아를 찧었더니 바지 윗부분과 잠바 뒷부분이 진흙으로 덮여버렸다. 땅에 떨어뜨린 카메라는 다행히 작동이 가능했다.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는지 걱정이 되지만 급한 대로 카메라에 묻은 흙을 닦고 불고 문지르며 부산하게 일행을 쫓아간다.

숲속에서 식물원 직원이 나무줄기를 감고 올라가고 있는 광방기를 찾아준다. 모두들 사진 촬영에 열중하여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자단(紫檀) 앞에서는 한참이나 시간을 보냈다. 대과자단(大果紫檀)이란 제목의 팻말에 다음과 같이 써 놓았다. “대과자단은 ‘제왕의 나무’로 잘 알려진 자단속 목재로서 재질이 견고하고 치밀하여 물에 잠겨도 형태가 변하지 않고 상하지 않아 나무 중에서 최상품이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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