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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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5)
  • 승인 2008.12.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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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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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자키의 아열대식물원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을 찾으면 열대과일인 여지(荔枝)와 용안(龍眼)의 효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여지는 정신을 깨끗하게 하고 지혜를 도우며 번갈을 멎게 하고 얼굴빛을 좋게 한다. 특히 여지핵은 가슴앓이와 소장산기(小腸疝氣)를 치료한다. 용안은 오장의 사기를 없애고 마음을 안정하게 하며 고독을 없앤다. 용안핵을 태우면서 코에 연기를 쏘이면 계속 콧물이 흐르던 것이 멎는다.’

그리고 방약합편 이과(夷果)편에서도 열대과일 중 여지와 용안을 다루고 있다. 열대과일이지만 한의약 서적에 이처럼 효능이 올라와 있다. 열대과일을 이용한 기능성식품들도 각국에서 개발경쟁을 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이들에 대한 자료 정리와 효능을 연구하여 새로운 기능성식품으로 개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규슈남단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아오시마(靑島)에는 현립아오시마 아열대식물원(mppf.or.jp/aoshima)이 있다. 1966년 6월에 개원한 이 식물원의 대온실에는 열대과일과 남국특유의 분방한 꽃이 있으며 299종 약 3천본의 아열대식물을 재배한다.
온실 내부에서 자기 잎보다 훨씬 무거워 보이는 열매를 번식하고 서 있는 파인애플을 만난다. 다양한 수종을 가진 바나나에는 20~30개의 조그만 꽃들이 열매에 붙어 있어 탐스럽다.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망고도 건장하고 당찬 나무로 심어져 있지만 아쉽게도 10월 초인지라 열매와 꽃은 볼 수 없었다. 여지와 용안도 친구처럼 나란히 심어 놓았다.

여지의 겉껍질은 부서지기 쉽고 수분이 많으며, 내부에 반투명하고 쫄깃하면서 달착지근한 흰색 과육과 큰 씨 한 개가 들어 있다. 용안은 여지보다 열매 크기가 적지만 과육의 맛은 비슷하다.
구아바 나무가 있는데 조그만 열매 하나가 익어 바닥에 떨어졌다. 열매는 생식하는 것 외에 쥬스, 잼, 젤리에 이용하고 파이, 샐러드에도 이용할 수 있다. 잎은 그대로 건조하여 어린잎은 차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파파야나무에 열매가 달려 있다. 열매는 일반적으로 구형에서 원추형이며 내부에는 검은 씨가 많이 붙어 있다. 온실 안에서 자라고 있어 아직 하얀 꽃도 보인다.
또 다른 아열대식물원인 미야자키현 종합농업시험장 아열대작물지장(亞熱帶作物支場)도 지도를 보며 찾아간다. 미야자키시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 태평양 바다를 낀 멋진 경치를 맘껏 즐기며 가도를 달리면 난고쵸(南鄕町)의 이곳에 도착한다. 산 위쪽에 위치한 ‘관람용 대온실’은 면적이 845평방미터이며 다양한 아열대식물들을 수집, 재배하면서 전시장으로 개방한다.

찾은 시기가 11월 중순이지만 몇몇 열대 식용식물의 꽃과 열매를 볼 수 있었다. 석가모니의 손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인도 원산의 불수감(佛手柑). 노란색 열매는 겨울에 익으며 열매 끝이 손가락처럼 갈라지고 향내가 매우 좋다. 카람볼라는 스타푸르트(star fruit)라 부르는데 가로로 잘라서 단면을 보면 별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노랗게 익은 열매 7~8개가 아직 나무에 붙어 있고, 옆에는 아직 미숙의 녹색 열매도 함께 있다. ‘잭 푸르트’라는 바라밀도 살고 있고 망고, 파파야, 카카오 등 많은 열대식물들이 같이 자라고 있다.

세계인들이 기호를 현저하게 나타내는 식품인 열대과일에 많은 관심과 연구열정을 쏟아 우리의 전통식품과 결합한 새로운 기능성의 열대 식품을 속속 개발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현지에서 해본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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