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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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4)
  • 승인 2008.11.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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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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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약 가공공장
중국의 한약가공공장을 찾았다. 허베이성 안궈에 있는 공장이다. 일반적으로 회사 내부의 개방은 잘 하지 않는데 예외로 우리 일행을 위해 견학을 허락하고 사진 촬영도 흔쾌히 허용 해 주었다. 한약답사팀은 중국의 한약 공장을 이해하는 귀한 체험을 얻었다.

우리들이 견학한 안궈시 금강적(金康迪)중약재음편유한공사는 2003년 2월 준공하였다. 위치는 안궈시 기주공업성 내에 있고 직원은 45명 정도이다.
그들의 통계에 따르면 년 가공 중약재는 2000톤, 정제 한약은 1200톤이며 중국 전국 및 일본, 한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안내문에 설명되어 있다.

안궈지방의 한약가공기술의 정교함은 예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곳 직원들의 한약 다루는 손놀림도 능수능란하다. 공장 내는 수명의 아가씨들이 분업에 의한 그룹을 지어서 황금 뿌리를 쇠망치로 두드려서 납작하게 편다. 다음에는 칼을 이용해서 납작해진 뿌리를 횡으로 잘라 두 조각으로 만든다. 이 황금 조각들을 몇 장씩 모아 창호지 같은 얇은 흰 종이 띠로 묶는다. 드디어 제품이 완성되었다. 이를 ‘손을 모으듯이 가지런하게 합쳐놓은 제품’이란 뜻으로 ‘황금 제수(齊手)’ 라고 부르고 있었다.

다른 방에서는 젊은 세 사람이 바구니에 가득 들어 있는 작약을 가공하고 있다. 작약 뿌리를 모아둔 책상에서 그들은 평평하게 펴둔 작약을 서너 개씩 모아 흰 종이 띠로 묶어 ‘작약 제수’를 만들고 있다.

이 회사에서 제작하는 한약가공품으로 ‘방풍 사편(斜片)’도 있다. 마지막 작업실에서는 단단한 방풍을 일일이 뿌리의 길이대로 맞추어 약간 경사지게 자르고 있다. 이렇게 정리한 방풍을 방풍 사편으로 부른다. 큰칼을 갖추어 일일이 손으로 자르고 있어 작업상 안전사고가 있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견학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들은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있고 벅차 보이는 분량의 백지가 쌓여 있지만 모두 그녀들이 해야 할 몫이다.

한 개 한 개 손으로만 작업해야 하니 이 같은 수작업은 사람 수가 많은 중국에서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묵묵히 일하는 그들이야말로 중국 한약발전의 견인차처럼 보인다. 자원도 부족하고 일손도 넉넉하지 않은 우리는 중국의 거대자본과 어떻게 겨루고 상생해야 하나 다시금 고민해 본 날이었다.

이 외의 한약 가공제품으로 당귀를 손바닥 모양으로 펴서 만든 당귀 장수(掌手), 작약을 길다랗게 얇은 조각으로 제작한 작약 직편(直片), 그리고 천궁을 얇게 펴서 만든 천궁 박편(薄片)도 제작하고 있다.

이런 형태로 정리 가공한 한약은 안궈시장에 공급 판매하고 있다. 안궈시장의 이 회사 판매점을 찾아 가보았더니 방풍 사편, 황금 채사편(彩斜片), 길경 직편, 북시호 직편, 복령 수절박편(手切薄片), 적작약 정원편(正圓片) 등 다양한 이름을 붙인 한약가공품들을 진열하고 있었다.

이 회사에서는 홍화, 단삼, 우슬, 천궁 등을 넣어서 만들어 수요가 많은 발 마사지용 한약도 생산하고 있다. 공장내부에는 절제(切制)실, 윤약(潤葯)실, 홍건(烘乾)실, 사선(篩選)실, 분쇄(粉碎)실, 초구(炒灸)실, 증자(蒸煮)실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을 위해 많은 편리를 봐준 댜오융강(刁永剛, 조영강) 안궈시 금강적(金康迪)중약재음편유한공사 회장께 감사드린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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