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인간 그리고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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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간 그리고 과학
  • 승인 2003.03.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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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페터 뒤르 外著 이상훈譯 도서출판시유시刊

거시적 안목 되새길 기회

이 책은 양자물리학, 생물학, 신학, 철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다섯 사람이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모여 정신, 생명현상, 우주, 창조론, 진화 등을 주제로 진지하게 나눈 대화를 그대로 기록한 책이다.

서양정신사의 큰 부분은 두 사고방식 - 사물을 분석하고 경험 가능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는 과학과 세계를 신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으로 이해하려는 신학 - 의 대립의 역사였다. 그리고 철학은 두 사고방식에 결정적인 논리를 제공하거나 스스로 그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이 주장된 후 그들은 자연과학과 신학과 철학 사이에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절망감을 퍼뜨렸고, 그 절망감 속에서 각 분야는 서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제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초 주장된 '불확정성 원리'는 자연과학이 믿어온 진리, 즉 주체와 객체, 물질과 정신을 철저히 분리하며, 주어진 조건을 정확히 알면 결과는 언제나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결정론적 세계관과, 대상을 나누어 그 모든 부분을 이해하면 결국 대상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물질론적 환원주의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학문의 진보는 종래의 사고체계와 아무런 인과관계나 연속성이 없는 새로운 사고체계가 등장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토마스 쿤의 상대론적 과학철학은 새롭게 대두된 자연과학의 상대주의에 대한 철학의 화답이었다. 그리고 신학은 신학대로 현대 자연과학의 성과중 빅뱅이론을 통해 신학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활기를 더해가는 신학과 과학 간의 논의를 이어나가면서, 종교와 자연과학이라는, 사실에 대한 두 가지 접근방식이 어떻게 서로에게 생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모든 개별적인 현상들을 커다란 전체의 일부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전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낱낱이 쪼개어 분석하는 자연과학의 방법이 아닌, 바로 그 전체에 대한 주관적인 통찰과 종교적인 관조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과학적 사고 방식과 현기증나리만치 빠른 기술의 진보로 우리는 점점 그 전체를 보는 눈을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과학과 철학과 신학이 가지는 한계를 인식하고, 부분적인 현상이 아닌 전체를 통합해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강현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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