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經疏證 上·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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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經疏證 上·下
  • 승인 2003.03.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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鄒澍의 본초약리 해설서

1997년 여름 어느 날 시내에 나간 김에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제목만으로도 한의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책을 한 권 구입하였습니다. '사상의학의 새로운 이해'라는 부제를 달고있는 '추상한의학'이었는데, 실제 내용은 주로 태음인 처방에 들어가는 약물들, 즉 마황을 비롯한 32종 본초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때가지만 해도 약물에 대한 주치·효능·금기 등을 무조건적으로 외우기에, 한마디로 본초의 박제된 지식만을 습득하기에 바빴던 저에게, '추상한의학'은 마황을 위시한 태음인 약재들이 꿈틀꿈틀 살아숨쉬며 다가오는 경이로움을 안겨주었습니다. 당연히 경원대학교 원전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저자 '임진석'이란 이름 석자를 기억하였고, 임교수님의 또다른 저작물이 없나 궁금해하며 인터넷서점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물론 있었습니다.

청나라 때 鄒澍가 지은 本經疏證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었지요. 하지만 아쉽게도 '절판'이란 두 글자만 접했고, 여기저기 수소문했으나 그간 도통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슴프레 사라져가던 '본경소증'과 '임진석'이란 이름이 한달 전 쯤의 신문광고를 계기로 순식간에 되살아났습니다. 부랴부랴 서둘러 책을 사고, 또 사기 무섭게 同徒諸賢들에게 소개하고픈 욕심으로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본경소증은 저자 추주가 모두 315종의 약물에 대해 '신농본초경'과 '명의별록'의 조문을 正文으로 기록한 뒤, 내경·상한론·금궤요략·천금방·외대비요·본초강목·당본도경 등에서 발췌한 내용을 자신의 이론으로 재포장하여 본초의 약리를 , 문자그대로 한의학적으로 밝혀놓은 책입니다. 이번에 대성의학사에서 출판한 『本經疏證 上·下』는 이같은 추주의 力者를 임교수님이 쉬운 우리말로, 그것도 군더더기 없이 멋지게 번역해 놓은 것인데, 책 말미에는 알짜배기 부록으로 '추주의 약리설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까지 덧붙여 놓았습니다.

제가 아주 유익하게 읽은 것은 바로 임교수님의 논문입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서양의학에서는 오로지 성분으로서 약물의 효능을 이야기하는데 반하여, 우리 한의학에서는 생태학적 특성에 입각하여 약물에 대한 전체적 관찰을 중요시 하잖습니까? 그리고 개개 약물이 지닌 생태학적 특성이란 한마디로 形·色·氣·味 아니겠어요? 추주는 "凡物功能 固莫不由 形色性味而發" 이라 주장하면서 형색기미의 특징과 상관성을 연구하여 약효를 추론하는 방식을 취하였는데, 임교수님은 그의 논문에서 본경소증 여기 저기 산재되어 있는 추주의 이런 관점을 일목요연하게 요약 정리해 놓았거든요.

특히 氣味를 바탕으로 약효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香麗於氣 色麗於味"와 五行之體以剋爲用"에 대한 설명은 가히 白眉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추주는 그와 학문적 계통이 비슷한 양시태의 '本草述鉤元'서문에서 "약에 대해서 정통하지 않고 어떻게 처방을 구성할 수 있으며 처방을 구성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병을 치료하겠는가?"라고 하였답니다. 정곡을 찌르는 이 한마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이제부터라도 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봄이 어떨까요? 임교수님이 친절하게도 추주의 사고체계를 풀어 낼 수 있는 열쇠까지 쥐어주고 있으니까요.

안세영(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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