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9)
상태바
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9)
  • 승인 2008.09.19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철

박종철

contributor@http://


회족자치구의 한약
닝샤(寧夏) 회족자치구는 중국 27개 성 중에서 인구가 희박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한국인이 없어 시안에서 8시간 동안 달려온 조선족 안내원은 시안시 보다도 인구가 적다고 말해준다. 이 지역의 연강수량은 200 미리미터에 불과하여 매우 건조하므로 밭의 물은 황하에서 끌어다 쓴다. 중국문명의 태초의 동력이 되었던 황하에서 끌어당긴 물이라 그런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회족자치구에 속해 있는 류판산(六盤山) 아래에서 칭기즈칸이 사망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위로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아래는 간쑤(甘肅)성에 둘러싸여 있으며 성도(省都)는 인촨(銀川)이다.

인촨 시내에서 40분 소요거리인 구기자 재배농장을 찾아간다. 이곳 구기자는 ‘영하(닝샤 寧夏) 구기자’로 불리며 중국에서 잘 알려진 구기자 브랜드다. 회족자치구의 구기자 재배 면적은 180만무(1묘는 666 평방미터) 정도에 달하며, 대량 재배지는 인촨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중닝(中寧)이다. 그래서 북경 동인당제약에서 판매하는 구기자를 보면 닝샤 중닝이 공급처라고 표기하고 있다.

인촨의 구기 시범농장에는 관광객들이 농장을 산보하면서 구기자를 자유롭게 따 먹도록 관광자원화 되어 있다. 중국인 안내원은 “영하구기자는 방추형이고, 맛이 달며 먹고 나면 뒷끝이 약간 쓴맛이 나는 점이 특징이다” 라고 설명하며 “중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열매를 따는데 손이 작아 구기자 따기에 적합하다”는 내용도 덧붙여 준다. 이곳에서 영하구기자는 200 그람을 우리돈 2천9백원에 판매하고 있다.

농장안의 시음장에는 구기잎은 일찍이 민간에서 ‘하늘의 기운을 가진 풀’로 알려져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구기는 안색을 편안하게 하고 눈을 맑게 하며 정신을 안정하게 해준다’는 《천금식치(千金食治)》의 내용과 ‘늙는 것을 늦추고 풍을 제거한다’는 《식료본초(食療本草)》의 인용문도 소개하고 있다.

인촨에서 감초, 마황, 황기 재배지인 옌츠(鹽池) 가는 길에는 황토고원과 사막으로 황량해 있었지만 도로는 새로 건설하였는지 깨끗하고 통행량이 현저히 적어 한산했다. 중국 정부가 낙후된 서부를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을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도로 옆에는 이곳이 감초의 대량 재배지임을 알리는 ‘중국 감초의 고향’이란 큼직한 글씨의 입간판을 세워 두었다. 옌츠 지역의 우랄감초는 “현재 15만무를 재배하고 있으나 앞으로 50만무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동행한 연구원이 전한다.
마황도 많이 재배하고 있다. 현재 6년근을 재배 중인데 재배 후 2년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그런데 마황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한다. 최근 마황 수매를 하려는 사람들이 적어 수익이 좋은 감초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황기 밭도 드넓은 지역이다. 내려다보이는 확 트인 넓은 밭에는 심은 지 2년 되었다는 황기로 가득 차 있다. 이곳 황기의 종류는 몽골황기다. 황기 뿌리가 길어 삽으로 캐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회족자치구의 거대한 영하 구기자, 감초, 마황, 황기 재배지는 귀한 한약 답사지였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