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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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5)
  • 승인 2008.07.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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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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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가족묘족자치주의 한약
후베이(湖北)성 언스(恩施)토가족묘족자치주는 풍부한 약용식물자원들로 인해 중국의 한약창고란 의미의 ‘화중약고(華中藥庫)’ 한약브랜드를 얻게 되었다. 언스州 한약 재배역사는 오래되었다. 명대 《시남부지》 기록에 의하면, 언스는 ‘한약이 매우 많고 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황련, 당삼을 심어 업으로 삼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언스市에서 남서쪽으로 3시간 정도 가다보면 센펑(咸豊)현이 나온다. 센펑으로 가는 중간의 고지대에 버스를 세워서 한약식물을 조사한다. 도로변에는 금은화, 민가목, 하고초, 멀구슬나무들이 보이고 산 속에는 엉겅퀴, 사상자, 고들빼기 종류도 자라고 있다.

센펑의 산속 재배단지로 가기 위해 뜨거운 열기를 맞으며 좁은 산길을 걸어간다. 드디어 드넓은 백출 재배지가 모습을 보였다. 산을 개간하여 경사진 곳에는 거의 다 백출을 심어 두었으며 이 백출은 ‘咸豊白朮’로 홍보하고 있다. 아직 키 작은 백출이 자라고 있지만 몇 개월 후 꽃이 피면 이곳은 백출 꽃으로 장관을 이룰 것이다. 경치 뿐 아니라 백출 캐는 광경도 대단히 역동적일 것이라 상상한다. 양적인 박력과 자연의 산물로 이루어지는 아름다움 그리고 경제적인 수입이 공존하는 중국, 중국땅이 부럽다.

백출 포장 관리인 집을 나서다 이 지역의 특산식물인 반하를 발견했다. 더운 날씨 속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반하를 촬영한다. 조그마한 반하를 사진에 담기위해 엎드려 분투하는 우리 모습을 동행한 중국인 가족이 신기한 듯 쳐다본다.

깊은 숲속의 축축한 땅에는 천남성이 자라고 있다. 줄무늬가 쳐진 주머니 속에 둥근 막대 모양의 꽃 이삭이 들어 있다. 처음 한 그루를 발견하고서 답사단은 차례를 기다리며 촬영했다. 그런데 산 속 안으로 더 들어가니 더 매력을 발산하는 천남성이 화려한 자루를 벌리고 군데군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젠 촬영 순서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예쁜 천남성을 골라 찍느라 다들 여념이 없었다.

숲속에는 약용대황도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있다. 길가에도 가로수처럼 약용대황이 줄지어 심어져 있다. 이 지역 어디를 가든지 우리가 보기 힘든 대황이 널려 있는 셈이다. 집약적으로 재배하는 죽절인삼 밭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황련은 검은 천막 아래에서 그리고 후박은 들판에서 자라고 있었다.

언스주에서 발행한 한약 안내책자에는 1만묘(1묘는 666 평방미터) 이상 재배하고 있는 한약의 재배위치와 면적을 그림으로 표시해 놓았다. 초본 한약으로는 당삼, 당귀, 황련, 백출, 대황, 패모, 속단, 길경, 현삼, 독활이 있고, 나무한약은 두충, 후박, 황백, 목단피, 산수유, 모과, 은행이 그림지도 속에 있다.

엄청난 물량을 재배하고 있는 언스의 한약을 답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들 꽃피는 시기에 맞추어 다시 오자는 의견을 내었다. 우리들을 안내하고 집으로 초대해준 今大그룹의 쑹쉐보(宋學博) 부회장께 감사드린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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