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0)
상태바
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0)
  • 승인 2008.05.02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철

박종철

contributor@http://


광둥성 광저우 칭핑한약도매시장
중국 남동부에 있는 광둥성(廣東省) 성도인 광저우(廣州)의 칭핑중약재시장(淸平中藥材市場)은 광저우시 청평로(淸平路)와 육이삼로(六二三路)에 걸쳐 위치해 있다. 중국의 17개 한약전문시장 중 하나이며, 설립 후 20여 년 동안 이 시장은 괄목할 발전을 하여 2007년 현재, 중국내 한약재 교역의 25%를 점유하는 거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시장내에서 눈에 많이 띄는 한약재는 역시 미국인삼인 ‘화기삼’이다. 하약 화기삼뿐 아니라 화기삼 티백차, 화기삼 캡슐 등 실용성을 추구한 가공제품도 많이 보인다. 엄청난 물량의 화기삼을 거의 모든 상점에서 파는 것을 보니 판매 순위로 치면 거의 1위일 것 같다. 그만큼 중국사람들의 미국인삼에 대한 소비수요가 높은 모양이다.

‘전칠’ 또는 ‘삼칠’로 불리는 중국인삼도 많이 앵글에 잡힌다. 남쪽지방인 윈난성 원산이 바로 전칠의 대량 재배지이다 보니 남부 지방 어디서나 전칠을 만날 수 있다. 야생전칠도 많이 보였다.

인삼류 못지않게 곳곳에 진열돼 있는 것이 바로 동충하초와 영지다. 큼직한 야생 영지도 보이고,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겨 있는 영지 가루도 보인다.
이 시장은 전체적으로 서양삼, 고려삼, 동충하초, 연와, 녹용, 영지의 안내 간판이 주가 되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석곡 상점 주인은 촬영하는 필자에게 곽산석곡(籗山石斛) 15종류 이름이 쓰인 종이를 보여준다. 곽산야산용두봉미석곡(籗山野山龍頭鳳尾石斛), 곽산야산진충석곡(籗山野山眞蟲石斛), 야산수초석곡(野山水草石斛) 등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다니 놀랍다. 다른 자료도 자랑스럽게 보여주면서 많이 찍으라고 한다. 책상에 앉아서는 찾을 수 없는 지식을 현장에서 접하는 즐거움이다.

곽산야산용두봉미 석곡은 그 이름이 용머리, 봉황꼬리의 석곡이란 뜻이니 중국사람들이 될 수 있으면 대단한 이름을 붙이려고 하는 기질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물건이든지 문어체로 의미를 부여하기를 즐기거나 글자를 새겨 넣어 자구의 해석에 열중하는 중국인의 유교적 기질을 보여준다.

한 상점 안에는 넓게 펼쳐진 계피가 선반 위에 얹혀 있다. 안남 옥계다. 너무 길다보니 준비한 필자의 카메라 화인더에 한 화면으로 다 들어오지 않는다. 이 상점에 진열된 계피의 넓이를 보면서 그 재배 년 수가 상당할 것이라 추정해 본다.

새로 지은 시장건물이지만 빌딩 내 보다는 골목 주위에 옹기종기 자리한 예전의 한약상점에서 한약거래가 더 활발히 이루어지는 듯하다. 아직은 대부분의 관광객이나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값쌀 것 같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인근의 허술한 골목 상점을 찾아 몰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