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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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8)
  • 승인 2008.04.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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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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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성의 한약, 浙八味
저장성(浙江省)의 명칭은 성도인 항저우(杭州)를 지나 항저우 만으로 흘러드는 첸탕장(錢塘江) 강의 옛 이름인 저장(浙江) 강에서 유래했다.
저장성 산지의 약재는 매우 많으나 그 중 ‘절팔미(浙八味)’가 가장 유명하다. ‘절팔미’는 백출, 항백작(杭白芍), 절패모(浙貝母), 항백국(杭白菊), 현호색(元胡), 현삼, 맥문동, 온울금 등 8가지 약재를 가리키는데 그 질이 좋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치료효과도 현저하므로 역대 의술가들이 숭상해왔다.

일찍이 漢代 저명한 의학가인 장중경의 《傷寒雜病論》에는 ‘절팔미’를 58곳에 응용하였고, 明代의 이시진은 《本草綱目》에서 이를 언급하고 있다. 宋代의 《圖經本草》에 따르면 ‘백출은 항(杭)과 월(越)에서 자란다’고도 하여 절팔미가 일찍부터 명성을 떨쳤음을 알 수 있다.
베이징의 同仁堂, 상하이 전윤상(雷允上), 항저우의 호경여당(胡慶余堂) 등 명성이 오래된 한약국들은 모두 ‘절팔미’를 선별 구입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저장성에서 재배한 ‘절팔미’는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지는 한약임이 증명된다.

‘절팔미’의 하나인 온울금 재배지는 원저우(溫州)시 아래에 있는 셴장(仙降), 마위(馬嶼), 타오산(陶山), 비산(碧山), 징구(荊谷)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온울금 생산지역으로 명성이 있다. 그렇지만 필자 일행은 방문이 용의하도록 사전 약속을 하고 원저우시 동북부 방향에 있는 작은 도시인 러칭(樂淸)시 인근의 쓰더우(四都)를 방문했다.
시골마을인 이곳 온울금 재배밭에 펼쳐진 녹색의 온울금 잎은 가히 장관이다. 안내를 맡은 저장성 농업과학연구원의 陶正明 연구원과 저장성 러칭시 중약회사의 徐杰 사장이 자세히 설명과 더불어 온울금을 뿌리채 뽑아서 사진 촬영도 도와주었다.

원저우시에서 북쪽으로 200여 km 올라가면 판안(磐安)현이 나온다. 한약시장을 찾아가는 길가 밭에는 이곳 도지약재인 절백출이 재배되고 있었다. 조그만 한약재래시장인 판안 特産成 시장과 제법 규모가 튼 한약도매시장인 江南藥鎭을 찾았다. 재래시장에서는 재미있는 광경을 발견한다. 귤껍질의 내피를 제거하기 위해 조그만 기계로 수작업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난 것이다. 귤의 속살에 붙어있는 하얀 내피를 제거하기위해 기계안을 넣어 신중 또 신중을 기하는 한약상점의 할아버지. 동행한 한의대 교수도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며 신기해하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사진촬영을 한다.

또 다른 시장인 한약도매시장에는 8월의 뙤약볕 아래에서 엄청난 양의 한약을 말리고 있다. 시장 광장 주위에 빙둘러 지어진 2층짜리 사무실에는 모두들 중국 특유의 붉은 종이를 붙여 놓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 밭에 널려 있는 한약재와 그것들이 가져다 줄 재화를 꿈꾸며 붉은 깃발에 소망을 매 달아둔 사람들. 광장을 가득 메운 한약과 사무실의 붉은 종이는 필자에게 멋진 사진 소재가 되어 주었다.

광장 한가운데 마련된 작업대에서 더운 열기속에서 주민들이 ‘절팔미’의 하나인 패모, 현호색을 하나씩 작두로 자르고 있다.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은 묵묵히 피곤한 기색도 없이 자르는 일에 열중하여 도지한약의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곳의 한약은 넓은 광장에 널려 흰색, 오렌지 색을 내뿜으며 멋진 한약도시의 정경을 연출하고 있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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