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한의전 원장 선임 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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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한의전 원장 선임 왜 늦어지나?
  • 승인 2008.03.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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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일 개원식을 갖고 정식 출범했다. 2006년 11월 설립인가를 받은 지 1년 4개월만의 일이다. <관련기사 651호 주요뉴스란 종합 참조>
한의전의 출범은 구한말 이래 국립 한의학 교육기관 하나 없이 오로지 사학의 형태로만 진행돼 오던 한의학교육이 비로소 국가교육의 틀 내로 진입하는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조선말까지 국가의료로서 민중의 건강을 돌봐오던 한의학은 세계사의 지각변동과 국권의 침탈과정에서 하루아침에 사적 의료로 전락해 존재에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 그후 한의학은 선배한의사들의 노력으로 11개 사립 한의대에서 한의학도를 양성할 수 있어 위안이 될 수 있었지만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일취월장 발전하는 양의학에 비해 발전을 기대하기란 실로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부산대 한의전 개원은 한의학이 명실상부하게 국가의료로서 재탄생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자못 크다. 다만 한의전이라는 체계 자체는 한의계로서는 전혀 경험한 바 없는 생소한 교육시스템이어서 기대만큼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한의전의 교육내용이 임상교육 위주의 한의대와 달리 연구중심인데다가 한·양방 협진이라는 실험성까지 더해져 조심스러울 뿐이다.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은 막 출범하는 한의전의 수장인 원장이 선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의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없을 텐데 학교운영방식을 체계화해야 할 최고책임자가 없어 병원 설계, 협진체계 구축, 특성화 실습기관 선정 등의 과제추진에 구심점이 없다.

학생 선발 전에도 선발원칙과 배출 목표가 정해지고, 그에 따라 교육방식이 순차적으로 이뤄졌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교수 선임도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전체 50명의 교수중 현재 9명이 선임되고 올해에 15명이 더 충원될 예정인데 이들의 근무여건과 연구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학교의 행정, 재정, 운영시스템과의 조화도 필수적이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원장이 있다.

원장 선임시기를 놓치면 최초의 한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한의전의 내실있는 발전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공연히 발전을 원치 않는 듯한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부산대는 한의전을 새 역사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생각한다면 원장의 조기선임으로 스스로의 의지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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