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집중토론(11) - ‘새로 쓴 사상의학’ 저자 류주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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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집중토론(11) - ‘새로 쓴 사상의학’ 저자 류주열 원장
  • 승인 2008.02.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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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의 현상황 진단과 발전 방향(상)

“사상의학은 현대사회 양생과 섭생에서 큰 장점을 지닌 학문”

▲토론참가자 : △류주열 원장(대구 수성구 동성한의원 원장) △장욱승, 안종현, 허호(이상 민족의학신문 편집위원·한의사)
▲일시 : 2008년 2월 16일 오후 7시
▲장소 : 대구시 수성구 상동 소재 음식점

최근 전반적인 한방의료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첩약복용에 대한 여러 가지 비방과 오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한의학 전체에 대한 매도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한의계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여러 질환에 대한 치료의학으로의 자리매김일 것이다.
기존의 한의학 이론보다 더 획기적이고 치료율도 더 높다는 사상의학 역시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기존 한의학의 대안으로 강하게 인식되던 사상의학이 체질감별의 문제, 일부 체질의 약물 미비 등의 비판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에 대해 몇가지 이론이나 대안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2007년 말 ‘새로 쓴 사상의학’이 출간됐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과거 ‘동의사상의학강좌’가 읽기 쉬운 강의록 형태였다면 이번 책은 좀 더 이론적으로 완성된 읽기 딱딱한 책이라고 한다. 완성도가 높은 만큼 논란도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민족의학신문사에서는 새로운 책의 내용을 통해 사상의학이 어떤 형태로 나아가야 하며 어떤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와의 토론시간을 가졌다. 어려운 시간 내주신 류주열(48) 원장께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편집자 주>


■ 민족의학신문 : 이번에 새로운 책을 내셨습니다. 예전에 민족의학신문사와 같이 강의하신 내용도 많이 들어가고 몇 년 사이에 본초에 대한 관심도 많이 증가하신 것 같습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새롭게 부각된 내용은 무엇이고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류주열 원장 : 동의수세보원의 성명론, 사단론, 확충론의 완전한 이해를 위한 폐비간신의 원래 의미를 밝히고 사상인의 정의인 폐비간신 대소의 잘못 알려진 의미-강하고 약하다는- 를 바로잡고 이제마 선생의 병인론에 대한 관점을 새로이 밝힘과 아울러 태음인, 태양인 편의 부족한 변증과 처방을 보충하였습니다. 아울러 동의수세보원의 사상인 약물을 재점검하고 태양인 약물을 대거 발굴하여 추가하였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새로 쓴 사상의학’ 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상인 약물 재점검 및 새로운 약물 추가”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임상고증을 거치고 동의수세보원, 격치고, 동무유고, 동의수세보원사상초본권 등을 수도 없이 통독하였고 8체질의학을 비롯해 동의보감과 형상의학을 수학했으며 중의변증체계와 일본고방의 방제변증 기술을 습득하고 조선유학의 사단칠정론, 주자학, 양명학, 원시유학 등을 공부하였으며 상한론, 경악전서, 본초관련서적, 약용식물학, 여타 사상의학관련 서적과 논문 등을 두루 섭렵하였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점입니다. 2002년 강의가 끝나고 1년 안에 책을 냈으면 사상의학 열기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의사중 20% 정도가 사상의학 처방을 썼으며 개원하는 대부분 한의사가 사상의학전문을 표방했지만 최근에 제가 체감하기로는 10%도 채 안될 것 같습니다. 이제마선생님의 뜻이 계속 이어지지 못한다면 사상의학 공부한 사람으로서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의사들의 사상의학에 대한 의존율의 저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기존 사상의학을 앞서 이끌었던 사람들의 책임이 큽니다.

■ 여러 가지 공부를 하시면서 사상의학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임상의학이라는 생각이 강하신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문제점과 사상의학에 매진하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십시오.

□ 책의 서문에 밝혔듯이 약물과 관련한 여러 한의학 이론이 있으나 이론과 실제가 일부 맞지 않거나 치료율이 높지 않고, 너무 어렵게 가르치거나 전수가 잘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매번 효과가 나야하고 반복성, 재현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사상의학은 이론과 실제가 가장 잘 맞으면서 치료율이 높고 재현성이 뛰어나므로 사상의학이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매진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한의학과 달리 사상의학은 섭생이나 양생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체질만 정확하게 판별되면 음식이나 생활에 관련된 여러 가지 지도를 정확히 해줄 수 있습니다. 체질에 대한 오진의 편차를 줄이고 각 한의원마다 제대로 체질을 진단해 환자를 관리한다면 건강식품, 치료보조식품, 영양제, 기능성 식품을 비롯한 모든 건강관련 제품에 대한 한의사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사상의학도 그사이 굉장히 다양한 학파가 생겨났습니다. 팔체질의학이나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체질의학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른 학파나 체질의학과 원장님이 바라보는 사상의학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또 현재 다른 곳의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동의수세보원의 사단론, 확충론, 장부론의 해석, 의원론과 병증론의 병인에 대한 관점, 사상인변증론의 체형기상에 대한 해석 등의 차이로 인해 여러 가지 이론이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다양한 학파, 언젠가는 정리될 것”

이런 해석상의 차이로 많은 학파가 파생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발전하는 과정의 하나로 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동의수세보원의 내용에 대한 해석상의 정답은 하나일 것이므로 차후에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상의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현상을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는 저 자신도 예외가 아니며 사상의학을 주도하는 모든 사람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보통 일반 한의사가 사상의학을 배우는데 큰 장애중의 하나가 역시 체질 감별이라고 말합니다. 원장님은 맥진을 굉장히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맥진 역시 굉장히 어려운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맥진을 제대로 익히기 위한 방법과 시간이 어떨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계를 이용하거나 다른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맥진은 실습이 최고입니다. 숙련된 전문가의 지도하에 실습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숙련된 전문가라면 빠른 시간 안에 손쉽게 습득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손쉽게 전수하지 못한다면 전문가라 할 수 없겠지요. 기계로 하거나 여타 다른 방법으로 하는 것은 동의수세보원의 사상인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의 여지가 많습니다.
여타 진단 방법이 많다는 것은 체질진단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또한 확실한 체질진단 방법이 아직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다 손쉽게 익힐 수 있고 빠르고 확실하게 체질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된다면 여타의 체질진단 방법은 자연히 불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되면 각종 맥진 기계를 통해서 나중에는 어느 정도 객관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이번 책에 특히나 변증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은 동의보감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중국변증체계와 다른 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중국변증체계를 활용하는 사람도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변증체계를 강조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 변증에 대해서 강조한 것이 아니고 모든 한의학의 변증체계를 통합하여 임상에 맞게 체 계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한국한의학의 변증론, 중의변증, 일본의 방제변증 등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통합하고 임상에 맞도록 고쳐서 쓰기 쉽게 체계를 세웠습니다. 변증에 익숙하지 않은 한의사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문가의 지도를 조금만 받는다면 한의사라면 누구나 손쉽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새로 세운 변증체계는 동의수세보원의 미흡한 변증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언젠가는 누군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변증순서, 내외상변증, 사시상한변증, 내상잡병팔강변증 등은 중의변증체계에는 없는 이론입니다. 복잡하게 보이는 장부변증도 중의변증과는 달리 내상잡병팔강변증을 활용하여 임상에서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새로운 변증체계에 중의변증 내용이 다수 들어가 있지만 중의변증체계와는 다릅니다. 동의보감의 모든 내용이 당시 중국의서의 내용으로 꾸며져 있지만 중국의서를 집대성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재편집했으므로 동의보감을 어느 누구도 중국의서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변증체계를 비판적 시각에서 새롭게 재편성했으므로 혹여라도 새로운 변증체계를 중의변증체계의 일부로 이해한다면 곤란합니다. <계속>

정리 = 민족의학신문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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