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46] 濟世寶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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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46] 濟世寶鑑
  • 승인 2007.07.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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頌德碑에 기록된 仁術遍歷

일제강점기, 부산을 비롯한 경남 일원에서 무료시혜를 베풀고 몹쓸 병에 걸린 수 많은 병자를 완쾌시킴으로써 당시 동아일보 기사에 대서특필되어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濟世堂 文基洪으로 그는 1914년에 의인이 되었으며, 제약사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고려말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목화를 들여온 三憂堂 文益漸(1329~1398)의 후예(江城君后)로 유림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듯, 각 지방의 문묘에서 先聖廟直員이나 講師로 여러 차례 천거를 받았으며, 1928년에 『大同名賢綱倫錄』, 1939년에는 『大東儒林合同案』을 펴내기도 하였다. 그의 인물됨과 행적에 대해서는 일찍이 김남일에 의해 歷代醫人傳에서 소개된 바 있다.

1932년(昭和 7년 11월 6일) 당시 동아일보에는 “醫術로 有名한 文先生基洪氏 古今으로 病을 잘곤치는 이를 扁鵲이라한다 濟世堂文先生基洪氏는 釜山을 爲始로 各道列郡等地에 其에 醫術로 不治에 病이 全快된 니가 其數不知하야 文先生에 가대마다 功蹟碑가 셔고 其名聲이 藉藉한대 特히 鍼灸術이 能熟하야 一次文先生에 手術을 바드면 如何한 難病이라도 容易히 全治되어 一般에 信任이 자못 두텁다 한다”는 기사가 실려 있어 그의 명성이 서울에 까지 자자하게 알려졌음을 보여준다.

그는 또 전국을 전전하면서 의술을 베풀었기 때문인지 곳곳에 많은 제자를 길렀는데, 저서에 기록된 문하생으로는 金容澤, 金正來, 李雨成, 金實根, 劉公珍, 李元弼, 李龍洙, 李壽良, 金正鎬, 韓正鎬, 金秀經 등의 이름이 거명되어 있다. 浦項, 甘浦, 경주석굴암, 울산, 언양, 양산통도사, 동래좌수영, 마산봉화령, 漆原龜山 등 경남북 일원 9군데에 그의 공덕을 찬양하는 돌비가 세워졌다고 하니 성가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그의 제자들이 1932년에 펴낸 『제세보감』이라는 임상방서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먼저 제일 앞쪽에 수백 종의 병증을 기록해 놓고, 그 안에 鍼法, 灸法 등을 병기하였다.
이것은 번쇄한 醫論을 제외시키고 실제 임상에서 활용성이 강한 처방 중심으로 초점을 맞춘 것이다. 권두에는 『방약합편』의 活套針線에 해당하는 隨症用藥目錄을 제시하여 병증과 처방을 간단하게 대조해 볼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이 책에서 『방약합편』과 비교해 조금 차이가 나는 부분은 약성가를 뺀 대신 처방편을 甲統, 乙統, 丙統, 丁統 4단으로 나누어 놓은 점이다. 또 방제를 기재하고 그 아래 적응증과 가미법 이외에 침구법을 일일이 수록한 것도 특색이라 할 수 있다. 내용 중 수록된 약방은 234방, 침구법이 각각 700여혈 수재되었다.
권말에는 察病要訣이라는 부록편을 두어 임상에서 질병을 살피는데 요체가 되는 내용을 모아놓았는데, 다분히 초심자를 위한 독송용으로 요약한 것이다. 찰병요결에는 脈訣과 침구결이 들어 있다.

먼저 맥결에는 질환별 脈象을 기록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맥상의 體狀과 相類, 그리고 臟腑本脈, 凶脈體狀, 婦人經脈, 求嗣脈, 姙孕脈, 辨男女, 臨産脈, 産後脈, 癰疽脈, 男女老脈 등의 차례로 수록하였다. 그리고 침구결에는 靈龜取法飛騰針圖와 舍岩流注六十四穴, 治病要穴 등의 내용이 수재되어 있는데, 그가 기사회생의 침구술로 聲譽를 얻게 된 이유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자들이 책에 남긴 小識를 보면 “이 『제세보감』은 우리 제세당 문선생께서 지으신 것이다. 선생께서는 古方을 두루 공부하시고 새로운 방법도 널리 모으셨으며 또 자신의 경험도 덧붙이셨는데, 조리가 분명하고 맥락이 일관되니, 의학계의 모범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밝혀 놓았다. 당시 醫生이자 침술사, 제약사, 약종상 등 여러 종류의 官許 자격증을 가지고 행세했지만 정작 후인들이 그를 영구히 기리고자 한 것은 의술로 濟人起世의 뜻을 펼친데 있다 할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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