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료봉사기(上) - 서성수(울산 동보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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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의료봉사기(上) - 서성수(울산 동보한의원장)
  • 승인 2003.03.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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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효과에 넋을 잃은 ‘아유르베다’

사진설명-천막 진료소 안에서 인도인들에게 진료를 하고 있는 필자(왼쪽 첫번째).

◆ 인도 뭄바이 도착

2월 24일 총 17명(진료 팀11명 방송 팀 3명, 행정 팀 3명)의 인원이 제43차 인도의료봉사를 실시하기 위해 19:10분 인천을 출발해 9시간만에 뭄바이(옛 지명 봄베이)에 도착했다.

새벽 시간이어서 인지 비행에 지쳐서 인지, 날라 다니는 모기와 특유의 향기 외는 아직은 특별한 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사관 직원과 현지 가이드 박정희 씨의 도움으로 세관을 통과하고 나오니 天竺남부 도시의 전경이 펼쳐졌다.

10억 인구의 대국답게 공항 밖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붐볐다.

어떤 종교 지도자의 성지 순례환송을 위해 조그만 무대를 중심으로 모여 있기도 했고, 호텔로 오는 중에도 맨발의 사람들이 사원을 향해서 맹렬히(?)가고 있는 광경이 눈에 보였다.

아침 일찍 자기들이 믿는 신에게 인사드리고 출근하기 위해(새벽 2:00~ 3:00) 종종걸음으로 가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자고있는 사람, 돌아다니는 개들을 보면서 숙소로 향했다.

◆ 말뚝 몇 개뿐인 진료소

다음날 25일에는 먼저 진료소가 있는 포다르 아유르 베다 대학(봄베이 최고의 전통의학 대학)으로 갔다.

진료소도 돌아 볼 겸 대학학장·교수들과 상견례도 하고 한국 한의학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피차가 잘 모르는 의학이어서 인지 서로가 진지하게 질문하며 예정시간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통역하는 박정희 씨가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차림새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한데 역시 학문하는 사람들이라 인류역사와 함께 인도전통의술이 5천년이라고 중간 중간에 멘트를 넣는 자존심을 보였다.

한의학 소개 시 경청하는 태도와 질문이 너무 진지해서 일어서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미팅 후 콜리 학장의 안내로 진료소가 들어설 장소로 이동했다.

눈에 들어 온 진료소는 병원의 빈 병동도, 학교의 강의실도 아닌 소 운동장에 그것도 말뚝만 몇 개 박혀 있는 정도였다.

흰 광목 천막 속에서 먼지 마시며 진료를 할 생각에 조금은 걱정이 앞섰다.

좀 전의 진지하게만 보이던 학장과 교수들의 얼굴이 진실인지, 아니면 말뚝 몇 개만 박아둔 현실이 진심인지?

오후에 의례적인 시내 지리 확인 작업과 최 하층민들의 일터인 대규모의 세탁장, 인도문, 조로아스트교(=배화교, 명교)의 조장터, 자이나교(불교와 거의 동시대 발생) 사원 등을 둘러봤다.

뭄바이는 신흥상업 도시고 몇 개의 섬을 연결해 매립한 도시로 인구(1천500만명)밀도가 높고, 30평 아파트도 3~4억원 정도로 인도에서 물가가 최고로 비싼 도시라고 한다.

우리가 언론 등에서 본 인도의 풍경과는 좀 동 떨어진 느낌이 들어 세계 어느 거대도시나 다름없는 산업화의 화려함과 그늘을 동시에 갖고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진료 첫 날

2월 26일 진료 첫날, 진료소 개소식 때 김동욱 단장이 유창한 힌두어로 읽은 기념 식사가 많은 박수를 받았고 드디어 진료를 개시했다.

첫 환자는 개소식 이전부터 아버지와 기다리던 소아환자로 소아전문 병동(천막)인 김길섭 원장 방에서 진료를 받았다.

첫 날이어서 그런지 그리 많은 환자가 방문하지 않았는데 아마 선전이나 치료효과에 대한 의문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 같았고 사용언어나 차림새로 보아서는 최하층민은 아닌 환자들이 많아 보였다.

봉사는 우리 진료팀이 생각하는 순수한 뜻의 봉사도 있겠지만 의료기술, 시스템의 수출, 자국시장에서의 한국 상품이 독주 시에 오는 반감무마, 교민의 사기 앙양 등, 여러 봉사 외의 부가적인 효과도 있으리라.

점심 식사 후 진료부장 전봉천 원장의 간단한 멘트 후, 오전과 같이 진료를 실시했다.

각방의 원장님들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햇살이 따가운 게 우리네 7월말에서 8월 초순의 한창 따가운 날씨다.

더운 날씨에다가 환자들 그리고 이 학교 의사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진료하느라 단원들은 다들 정신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기침이나 무력감을 호소하는 환자(HIV 양성환자?)는 약침전문인 강락원 원장이나, 양희태 원장 방으로 보내는 등 각자 분주히 전문 진료를 하는 사이 오후 진료가 마감됐다.

◆ 진료 둘째 날

진료 둘째 날에는 어제보다 대기 환자가 좀 많았다. 주로 식생활 습관 때문에 오는 위산과다나 비만, 고혈압 등의 성인병 환자가 많았고 더위에 지친 주하병 환자도 보이고 과체중으로 오는 관절통, 요각통 등의 환자도 많이 보였다.

청소년은 성장장애로 키 크고 싶다는 애들과 얼굴의 여드름 문제로 치료받으러 오는 환자도 더러 있었다.

조금씩 우리들 진료에 대해 이 대학의 교수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본인의 질병도 가끔씩 상담해오고, 친척의 질병도 조심스럽게 물어 온다. 어제와는 다르게 각 진료실 마다 조금씩 대기 환자가 보이기 시작해 단원들의 손길이 더욱 바빠졌다.

치료효과에 대한 입 소문과 진료에 임하는 KOMSTA 단원들의 헌신적인 자세가 이들을 조금씩 감동시키기 시작한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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