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묘비명 세 줄

2006-06-30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
어떤 젊은이가 이런 글귀가 적힌 무덤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첫 문장이 퍽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무슨 이런 묘비가 다 있는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
두 번째 줄을 읽고 난 그는 순간 이게 아니구나, 뭔가 있구나 싶었다. 마음이 콱 찔려 옴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자세를 가다듬고 긴장된 마음으로 마지막 줄을 읽었을 때 작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제 당신도 나처럼 죽을 준비나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