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의 성숙된 자세를 촉구하며
2006-04-14
장동익 의협회장당선자는 이런 유사한 행위로 한의계에 피해를 가져다주곤 했다. 몇 년 전에는 임산부에 한약이 안전하다는 포스터 문구를 문제 삼아 집요한 공세를 퍼붓더니 작년 9월에는 전문지 기자회견을 열어 한약재에서 수은 성분이 기준치 이상 나왔다고 주장, 한의학과 한의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이번에는 한약재에서 마약성분인 코카인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장동익 당선자는 한 술 더 떠 마약성분과 관련해 검찰에 해당 한의원 명단을 통보하고 기획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한약성분에서 마약성분이 다량 검출됐다면 마약성분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게 금지한 현행 법률에 위반된다. 이는 장동익 당선자의 주장이나 고발이 아니어도 한의계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장동익 당선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에는 심각한 후유증이 따른다. 주장이 성립하려면 우선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그런데 그는 이렇다 할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최근까지 고발도 하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한약재에서 수은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면서 고발한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양쪽 의료계를 벌집 쑤신 듯 헤집고 다녔지만 결국 고발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 식 행태인 셈이다.
또 설사 그런 성분이 검출되었으면 관련 자료를 식약청이나 공신력 있는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하여 조사케 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지 자신이 무슨 의료계의 파파라치나 되는 것처럼 동네방네 한방의료기관의 온갖 비리를 캐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의 행위가 내가 아니면 의료질서가 무너질 것 같은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일이다.
차제에 의료계통 인터넷매체의 여론몰이 행태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속보경쟁에 함몰된 나머지 유력한 사람이 떠드는 말 한 마디를 지나치게 띄워주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의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한의계 또한 인터넷신문의 기사를 앞뒤 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퍼 올려 한의계 여론을 요동치게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점검이 요구된다.
한의학을 음해하는 세력에게는 단호하되 곁가지와 본질을 정확히 분별해서 대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