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 지킨다(18) - 변비 탈출

2005-09-30     
스트레스, 운동부족, 불규칙한 식사가 원인
아침 꼭 먹고, 섬유질과 물 충분히 섭취해야

■ 유쾌, 상쾌, 통쾌!!!

초고속 통신망을 운영하는 한 회사가 빠른 인터넷 속도를 강조하며 사용했던 광고카피이다. 이제 인터넷은 없어서는 안 될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메일을 통해 간편히 연락을 주고 받고, 각종 정보를 조회하며, 게임을 즐기는 수단일 뿐 아니라, 온라인 상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온라인 뱅킹의 입출금 업무를 처리한다.
만약 이러한 인터넷의 접속 속도가 느려지거나 불통이 된다면 얼마나 큰 혼란이 초래될까? 상상 이상으로 답답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 불통의 고통 변비

이러한 ‘불통의 고통’이 바로 변비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할 수 있다. 쾌변(快便)은 말 그대로 건강을 위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오래된 변비로 고통 받는 환자가 많은 듯하다.
일반적으로 변비란 흔히 배변회수가 일주일에 2회 이하로 간격이 긴 경우를 말하지만 대변이 너무 굳어서 변을 보기 어렵거나, 대변량이 너무 적은 경우, 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치 않은 경우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밖에 이들 변비환자들은 대체로 배에 가스가 차 있고,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기능적 이상인 경우가 많다. 복잡한 사회생활에 따른 스트레스, 편식, 운동부족, 불규칙한 생활 등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장관의 통과시간이 지연되는 무력성 변비, 직장에서의 배출이 안 되는 직장(直腸)형 변비 및 과민성 장증후군의 긴장성 변비가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위와 같은 변비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주로 젊은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변비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흔하다. “얼굴에 자꾸만 뭐가 나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것 같아요!”라고 피부 트러블이나 비만을 걱정하는 경우이다.

■ 늘어나는 여성변비

그 이유는 대체로 예민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생활이 늘 바쁘고 운동할 여유를 갖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또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지 못하고, 살찌는 것을 염려해 식사량을 과도하게 줄이거나 아침을 거르는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한방(韓方)에서는 이러한 변비를 치료하기 위하여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게 된다.
요즈음은 주로 기비(氣秘)라 하여 불규칙한 생활환경, 과도한 스트레스 등의 정서적 원인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또한, 제 때에 식사를 하지 못하거나 맵고 열성(熱性)의 음식을 많이 먹어 대·소장에 열이 발생하게 되고 진액(津液)이 부족하게 돼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체력이 저하되거나 사하제 등을 남용하여 대장의 기능이 약해져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 체질에 따른 예방 치료

체질적인 변비의 예방 및 치료는 몇 가지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먼저 소양인은 맵고 열성의 음식이 좋지 않으며, 비교적 싱싱하고 찬 음식이나 채소나 해물류가 적합하고, 태음인은 비교적 식성이 좋고 음식을 잘 먹는 체질이므로 과식이나 야식 등의 불규칙한 식사습관을 고쳐야 하며, 소음인은 비위가 약하여 소화장애가 오기 쉬운 찬 체질이므로 비교적 소화되기 쉽고 따뜻한 음식이 적합하다.
그밖에 일반적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예방 및 관리는 먼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 규칙적인 생활 습관

첫째, 아침을 반드시 먹도록 한다. 기상 후 아침을 먹어서 장관내의 분변덩어리를 밀어내는 위대장반사가 적절히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평소에 정해진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잃어버린 배변과 관련된 장의 리듬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본인의 기호에 따라 냉수나 과일주스, 우유 등을 마신 후, 배변감이 있건 없건 일단 화장실에 가서 배변을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단,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셋째, 식사에 있어서는 평상시에 섬유질과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야채, 과일, 해조류 및 현미, 옥수수, 감자, 고구마와 같은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 섬유질이 배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변과 관련된 골반강 내의 근육이 긴장된 것을 풀어주기 위하여 근이완을 위한 복식호흡법, 붕어체조 및 기공 등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진성 교수
경희의료원 한방3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