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중국의 약재도시, 그리고 의약신화

새책┃편작·화타와 그 후예들의 이야기

2021-05-28     박숙현 기자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중국의 약업발달과 이와 관련된 의약신화를 다룬 책이 발간됐다.

이민호 지음, 지식산업사 출간

지식산업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민호 박사가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의 약시와 이에 얽힌 의약신화에 대해 다룬 신간 ‘편작·화타와 그 후예들의 이야기’를 지난 21일 출간했다고 밝혔다.

명나라 중기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 등 사회변혁과 맞물러 묘회 등도 급속히 발전함으로써 명청대 약업이 발달했다. 10여년간 중국에서 연구를 진행해온 저자는 약업 발달의 구체적인 예로서 우주, 장수 등 대표적인 약재 도시 6곳의 교통과 자연환경, 약재자원을 들고, 각 약시의 성장과 변천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취재한다. 또한 이들 약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13방 등 지역별 약방을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약왕신앙 설화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보따리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민간신앙 가운데 약왕신앙은 고대의 삼황부터 당송대까지의 역대 신의神醫들에 대한 숭배이다. 저자는 편작, 화타 등만이 아니라 무장 출신 비동과 복건·대만의 의신인 오도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약신들의 설화와 전설을 소개한다. 호랑이와 용을 치료하고 병자를 ‘기사회생’시킨 이야기 등이 펼쳐지며, 장중경이 치료용으로 만들어 먹인 귀 모양의 교자餃子와 손사막이 창안한 도소약주屠蘇藥酒는 춘절의 풍속이 되었다. 약왕신앙은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천여 곳의 약왕묘로 확인되는데, 주로 약신들이 탄생한 곳이나 의료 활동을 벌인 지역에 건립되었다.

우황청심환부터 총관도수까지,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한의문화의 원류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이 책은 동의학東醫學, 곧 한의학韓醫學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한의사와 한의학도들에게 중요한 보조자료가 된다. 또한 이 책이 조명하는 약왕신앙과 약시 및 약상조직은 중국의 전통과 근현대, 종교와 상업문화가 얽혀 있는 원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한의와 중의, 전통과 근대 상업의 교차로를 깊고도 폭넓게 파악케 하는 저작이라고 할 것이다. <값 2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