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와 침시술 대결 벌이자”

2003-03-17     
일침학회, 침 시연에 응하겠다 밝혀
침구사협, “공식 결정된 바 없다” 뒤로 빼

“한의사 고수와 침구사 고수의 한판 대결을 벌여보자.”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침구사들의 마타도어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김씨일침학회(회장 김광호)가 침 시술을 겨뤄보자는 침구사측의 주장에 선뜻 응하고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일침학회의 정면대응방침은 국회에 상주해 국회의원과 보좌관을 상대로 진료하면서 ‘한의사는 침을 배우지 않았다’, ‘한의사는 침을 못 놓는다’, ‘한의대에서 침을 배우지 않아도 기능적으로 3년만 공부하면 한의사보다 훨씬 더 침을 잘 놓는다’ ‘누가 더 잘 놓는지 국회의원 앞에서 직접 시연해보자’고 호언장담한 데 따른 것이다.

일침학회 관계자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침구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듣고 최면에 걸린 것 같다”면서 “침구사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직접 시연에 참가하여 한의사의 침 시술 능력을 생생하게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병리·생리를 안 배워도 전문대에서 기능적으로 3년만 배우면 한의사보다 침을 훨씬 더 잘 놓는다는 침구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멋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침이라는 것은 한의대에서 배운 모든 과목을 응용해야 하는 치료법인데 이런 교육을 무시하고 단순히 기능적으로 침을 시술하면 물리치료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침은 부작용이 천천히 나타나 49일만에 죽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병리·생리 등 한의학 기초이론과 진단방법을 무시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침구사들의 무지와 오만한 태도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 관계자는 침을 여러 개 놓는 침구사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침을 한두 개만 놓아야 경혈을 자극해 질병이 치료되는 것인데 수십개씩 놓아 환자를 현혹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침구사들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한 이 관계자는 침구사측의 김남수씨와 한의사측의 김광호 일침학회 회장을 시연대상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침구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침 시연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향후 침 시연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만 밝혀 뒤로 빼는 듯한 인상을 줬다.

한의계는 침구사협회의 무책임한 태도는 몇몇 국회의원과 보좌관을 상대로 펴는 근거없는 주장에 불과함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침구사들의 마타도어식 한의사 폄하행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