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20) - 육기불강의 자법(刺法)과 표리병증(表裏病證)

2019-04-12     이정우

자법론ㆍ본병론 육기불강의 병인(病因)과 사기(邪氣)
육기불강(六氣不降)은 육기가 사천우간(司天右間)에서 재천좌간(在泉左間)으로 하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육기불강(六氣不降)의 병인(病因)은 천상(天上)과 지하(地下)의 두 에너지, 승기(勝氣)와 본기(本氣)다. 궐음풍목불강(厥陰風木不降)의 경우 승기(勝氣)인 조기(燥氣)와 본기(本氣)인 풍기(風氣)다. 지하(地下)에서 궐음풍목(厥陰風木)을 가로막고 있는 승기(勝氣)인 조기(燥氣)와 천상(天上)에서 지하(地下)로 하강(下降)하지 못한 채 울체(鬱滯)되어 있는 풍기(風氣)다.

육기불강(六氣不降)의 두 가지 병인은 역시 허사(虛邪)와 실사(實邪)다. 지하(地下)의 승기(勝氣)는 실사(實邪)요, 천상(天上)의 본기(本氣)는 허사(虛邪)다. 궐음풍목불강(厥陰風木不降)의 경우 궐음(厥陰)을 내려가지 못하게 지하(地下)에서 가로막고 있는 조사(燥邪)는 실사(實邪)요, 천상(天上)에서 지하(地下)로 내려가지 못하는 궐음(厥陰)은 허사(虛邪)다.

육기불승(六氣不升)의 사기는 천상승실사(天上勝實邪)-지하울허사(地下鬱虛邪)요, 육기불강(六氣不降)의 사기는 지하승실사(地下勝實邪)-천상울허사(天上鬱虛邪)다. 육기불승(六氣不升)의 사기는 미심(微甚)으로 나뉘지 않지만, 육기불강(六氣不降)의 사기는 미심(微甚)으로 나뉜다. 따라서 육기불승(六氣不升)에는 승실사(勝實邪)-울허사(鬱虛邪)의 2가지 병증이 있다. 이에 반해 육기불강(六氣不降)에는 승실사(勝實邪)-울허사(鬱虛邪)가 각각 미심(微甚)으로 나뉘어 4가지 병증이 있다. 울허미사(鬱虛微邪)-승실미사(勝實微邪), 울허심사(鬱虛甚邪)-승실심사(勝實甚邪)의 4개의 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지하(地下)의 승실사(勝實邪)는 미사(微邪)-심사(甚邪)를 막론하고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며, 천상(天上)의 울허사(鬱虛邪)는 미사(微邪)-심사(甚邪)를 불문하고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승실미사(勝實微邪)는 오장(五臟)을 간범하고 승실심사(勝實甚邪)는 육부(六腑)로 간범하지만 모두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며, 울허미사(鬱虛微邪)는 오장(五臟)으로 간범하고 울허심사(鬱虛甚邪)는 육부(六腑)로 간범하지만 모두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궐음불강(厥陰不降)의 울허미풍(鬱虛微風)은 비장(脾臟)으로 침입하고, 울허심풍(鬱虛甚風)은 위부(胃腑)로 침범하는 것이다.

 

육기불강의 혈수(穴兪)와 자법(刺法)
《자법론(소.72)》3장 육기불강론(六氣不降論)은 두 개의 혈수(穴兪)를 제시하고 있다. 1개는 오장(五臟)의 정혈(井穴)이며, 1개는 육부(六腑)의 합혈(合穴)이다. 이는 오장병(五臟病)에는 오장(五臟)의 소출위정(所出爲井)의 정혈(井穴)을 이용해야 하며, 육부병(六腑病)에는 소입위합(所入爲合)의 합혈(合穴)을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3장이 제시하고 있는 2개의 혈수(穴兪)는 승실사(勝實邪)의 리병(裏病), 울허사(鬱虛邪)의 표병(表病)을 각각 치료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법론(소.72)》3장이 제시한 두 개의 혈수는 승실사(勝實邪)가 아닌 울허사(鬱虛邪)의 응용지혈(應用之穴)이다. 울허사(鬱虛邪)의 오장병(五臟病)-육부병(六腑病)을 치료하는 혈수인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울허사(鬱虛邪)는 미사(微邪)-심사(甚邪)로 구분되어 오장(五臟)과 육부(六腑)를 간범(干犯)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치법의 핵심을 "강가절기소승야(降可折其所勝也)", "당절기소승(當折其所勝)", "당절기승(當折其勝)"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소승지장맥(所勝之臟脈)의 정혈(井穴)-소승지부맥(所勝之腑脈)의 합혈(合穴)을 활용하란 뜻이다. 궐음불강(厥陰不降)으로 인한 소음인 비장이 울허풍(鬱虛風)을 감수하여 생긴 질환에 폐맥(肺脈)의 정혈(井穴)과 대장맥(大腸脈)의 합혈(合穴)을 활용하란 뜻이다.

태음불강(太陰不降)의 자법(刺法)
태음불강(太陰不降)의 병인(病因)은 태음불승(太陰不升)의 병인(病因)과 동일하다. 승풍(勝風)-울습(鬱濕)이다. 다른 점은 불승(不升)의 사기(邪氣)는 미사(微邪)-심사(甚邪)로 구분되지 않는 반면, 불강(不降)의 사기(邪氣)는 미사(微邪)-심사(甚邪)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승풍(勝風)의 실사(實邪)는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으로 나뉘며, 울습(鬱濕)의 허사(虛邪) 역시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로 나뉜다.

태음불강(太陰不降)의 승실풍(勝實風)-울허습(鬱虛濕)은 각각 미사(微邪)-심사(甚邪)로 나뉘어 장(臟)-부(腑)로 침범한다. 승실미풍(勝實微風)은 비장(脾臟)으로 침입하고, 승실심풍(勝實甚風)은 위부(胃腑)로 침범하며, 울허미습(鬱虛微濕)은 신장(腎臟)으로 침입하고, 울허심습(鬱虛甚濕)은 방광부(膀胱腑)로 침범한다. 승실풍(勝實風)은 미풍(微風)-심풍(甚風)을 막론하고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며, 울허습(鬱虛濕)은 미습(微濕)-심습(甚濕)을 막론하고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명병은 『소음인 비수태음불강승실미풍 리태음불강승실미풍병(少陰人 脾受太陰不降勝實微風 裏太陰不降勝實微風病)』-『소음인 위수태음불강승실심풍 리태음불강승실심풍병(少陰人 胃受太陰不降勝實甚風 裏太陰不降勝實甚風病)』, 『소양인 신수태음불강울허미습 표태음불강울허미습병(少陽人 腎受太陰不降鬱虛微濕 表太陰不降鬱虛微濕病)』-『소양인 방광수태음불강울허심습 표태음불강울허심습병(少陽人 膀胱受太陰不降鬱虛甚濕 表太陰不降鬱虛甚濕病)』이다.

태음불강(太陰不降)의 병증은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의 리병증(裏病證),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의 표병증(表病證)으로 모두 넷이다. 하지만 《자법론(소.72)》3장은 "당자족궐음지소출, 자족소양지소입(當刺足厥陰之所出, 刺足少陽之所入)"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승실풍(勝實風)의 혈수(穴兪)는 생략하고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의 표병(表病)의 응용지혈만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울허미습(鬱虛微濕)의 신장병(腎臟病)-표증(表證)에는 「대돈(大敦)」, 울허심습(鬱虛甚濕)의 방광부병(膀胱腑病)-표증(表證)에는 「양릉천(陽陵泉)」을 활용하란 뜻이다.

아래는 태음불강(太陰不降)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신장(腎臟)-방광부(膀胱腑)∥표병(表病)-표병(表病)의 응용지혈을 제시하고 있는 《자법론(소.72)》3장 3절이다.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비장(脾臟)-위부(胃腑)∥리병(裏病)-리병(裏病)의 응용지혈은 생략되었다.

●土欲降而地蒼窒抑之, 降而不下, 抑之鬱發, 散而可入, 當折其勝, 可散其鬱。當刺「足厥陰之所出」, 〔大敦-少陽人 腎受太陰不降鬱虛微濕 表太陰不降鬱虛微濕病〕  刺「足少陽之所入」。〔陽陵泉-少陽人 膀胱受太陰不降鬱虛甚濕 表太陰不降鬱虛甚濕病〕

 

태음불강(太陰不降)의 표리병증(表裏病證)
태음불승(太陰不升)의 사기는 승실풍(勝實風), 울허습(鬱虛濕)이지만 태음불강(太陰不降)의 사기는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이다.
태음불강(太陰不降)의 승실풍(勝實風)-울허습(鬱虛濕)은 각각 미사(微邪)-심사(甚邪)로 나뉘어 장(臟)과 부(腑)로 침범한다.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은 비장(脾臟)-위부(胃腑)로 침범하여 리기(裏氣)를 손상시키고,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은 신장(腎臟)-방광부(膀胱腑)로 침범하여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모두 네 개의 병증과 네 개의 응용지혈이 제시되어야 마땅하지만 《자법론(소.72)》3장은 「대돈(大敦)」-「양릉천(陽陵泉)」의 두 개만 제시하고 있다. 승실풍(勝實風)의 혈수(穴兪)는 생략하고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의 표병(表病)의 응용지혈만 기록하고 있다.

《본병론(소.73)》4장 3절 태음불강론(太陰不降論)은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의 리병증(裏病證), 그리고 울허미습(鬱虛微濕)-울허심습(鬱虛甚濕)의 표병증(表病證)이 기술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제시된 병증은 울허미습(鬱虛微濕)의 신장병(腎臟病)의 표증(表證), 단 하나뿐이다. 나머지 3개의 병증은 생략되었다. 아래는 태음불강(太陰不降)의 승실풍(勝實風)-울허습(鬱虛濕)은 각각 미사(微邪)-심사(甚邪)로 구분되어 장부병(臟腑病), 표리병(表裏病)으로 나뉜다는 천지미지(天地微旨)를 공개하고 있는 《본병론(소.73)》의 4장 3절이다.

●是故卯酉之歲, 太陰降地, 主窒「地蒼」, 勝之不入。又或少陽未退位者, 卽太陰未得降也。或木運以至, 木運承之, 降而不下, 卽黃雲見而靑霞彰, 鬱蒸作而大風, 霧翳埃勝, 折損乃作。(□□□□□)。〔少陰人 脾受太陰不降勝實微風 裏太陰不降勝實微風病〕久而不降也, 伏之化鬱, 天埃黃氣, 地布濕蒸。民病四肢不擧, 昏眩肢節痛, 腹滿塡臆。〔少陽人 腎受太陰不降鬱虛微濕 表太陰不降鬱虛微濕病〕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