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에 대처하는 여러 군상의 모습
영화 읽기 |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2016-01-14 황보성진
하지만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천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는 13편이고, 외화도 4편이나 된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시 놀라운 기록에 도전하는 영화가 한 편 있다. 바로 작년 11월에 개봉하여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50분이 더 추가 된 감독판이 12월 말에 개봉해서 1월 12일 현재 15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이다.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던 ‘친구’의 818만명의 기록을 가뿐하게 넘기면서 청불 영화 최초로 천만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열심히 주행 중이다.
정치, 경제, 언론 등 우리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의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베테랑’ 역시 이들의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뻥 뚫어줬지만 뭔가 아쉬운 구석이 남아있었다면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은 그보다 더 추잡한 비리의 모습과 그에 대처하는 여러 군상들의 모습을 낱낱이 표현하는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에 관객들을 공분하게 만들어 버리면서 사이다 같은 액션이 없어도 결말부분에서 관객들을 시원하게 해준다.
사실 영화 개봉 전 주연배우인 이병헌으로 인해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개봉 후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한 쪽 손 잃은 깡패 안상구에 완전히 빙의된 이병헌의 연기에 관객들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영화는 더욱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또한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에서는 이병헌의 과거 이야기 속에서 헤어스타일의 다양한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장면들도 있으며, 우장훈 검사 역의 조승우 역시 더할 나위 없는 연기를 선 보이며 둘만의 남남케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비열한 이강희 역의 백윤식의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배우들의 호연만으로도 관객들의 눈을 호사롭게 해주고 있다. 영화 속의 또 한 편의 영화처럼 화끈한 복수극 한 판을 찍는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은 기존 한국영화의 흥행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눈물과 감동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청불 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관객들과 함께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면서 축하 인사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