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을 통해 새로운 활력 찾았다”
인터뷰-‘성악하는 한의사’ 정이안 원장(정이안한의원)
“스트레스질병관리는 성공을 위한 투자이며 행복을 위한 세금입니다. 재테크, 시테크에 이어 스트레스테크를 제대로 해야 성공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직장인의 스트레스 관리법과 처방을 17년간 연구해온 정이안(46) 원장은 그녀의 저서 ‘스트레스제로기술’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정 원장이 제시하는 스트레스 관리법과 처방이란 무엇일까. 물론 한의학적 방법과 노하우도 있겠지만 “국영수가 아닌 예체능으로 단련하라”고 강조한다. 실제 정 원장 스스로도 여가시간이면 성악과 사진촬영 등의 활동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한단다.
사람의 목소리에 더 관심이 많아져
틈날 때마다 성악-사진촬영으로 스트레스 관리
성악을 통해 찾은 또 다른 즐거움
정 원장은 지난 8일 삼익아트홀에서 ‘2014 노랫길 정기연주회’에 소프라노 연주자로 무대에 올랐다. 2014 노랫길 정기연주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는데 음악 전공자가 아닌 CEO 등으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연주자들의 발표회라고 한다.
성악을 배우기 시작한 지는 3년 반 정도됐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유명한 아리아는 다 연습을 해봤단다. 정 원장에게 성악이라는 또 다른 열정을 심어준 계기는 한의원에서 진료 외에 그녀의 전문분야인 스트레스에 대한 강의를 통해 시작됐다. 정 원장은 항상 강의를 통해 “자료수집, 보고서 만들기, 프레젠테이션 등 직장에서는 국영수 위주의 업무에 집중돼 있는데, 음악 미술 체육 등의 활동으로 여가시간을 채워나가면 삶이 즐거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의에서는 실제 사례로 어떤 한 CEO가 성악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곤 했는데, 어느 날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성악 갈라쇼에 초대받은 정 원장은 우연히도 강의를 할 때 자료로 사용했던 사진 속 주인공인 CEO를 만나게 됐다.
“그 CEO에게 강의 때 사진을 많이 썼다고 고백하면서 티타임을 가졌는데, 그때 성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차에 그 분이 자신의 선생님을 연결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바로 레슨이 시작됐죠(웃음).”
정 원장은 이후 발성 등 입시레슨 수준의 강도로 배웠단다. 그렇게 열정을 불태운 배경에는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 음대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뿐 아니라, 대학시절에는 동국대학교 한의과대 내 그룹사운드에서 활동하는 등 음악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노래는 목소리와 연결돼 있고, 또 목소리는 건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정 원장은 성악을 배우게 된 후로 목소리를 위해 목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아울러 건강관리도 더 잘 하게 됐다. 한의사는 몸을 공부하는 일이기에 성악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목소리가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학생들도 많은데, 한의사는 몸의 구조를 잘 알기에 어떻게 하면 발성이 좋은지 잘 알 수 있다는 것.
또 성악을 한 이후로 진료를 하는 데 있어서도 달라진 점이 있다.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갖다보니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됐음은 물론, 간혹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노래를 직업으로 하는 환자들이 방문하면 목에 좋은 약처방이라든지 컨디션 조절 방법 등도 말해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이 연구하고 배우고 싶단다.
사진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작업
음악 이외에도 정 원장은 사진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한다. 그림이나 사진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사진을 찍게 된 후로는 일 년에 두 번씩 명절기간을 이용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 사진을 통해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온다. 올해에는 부탄을 두 번 다녀왔고, 또 내년 설 연휴에는 쿠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 이들 여행을 통해 경험한 이야기와 사진들을 엮어 여행에세이를 출간할 예정이다. 동시에 여행사진전도 열 계획이다.
진료실에서는 한의사, 그리고 아마추어 성악연주자와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정 원장의 또 다른 활동이 궁금해져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성악과 사진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며 스트레스제로의 환한 웃음을 지었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