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폭발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분
영화 읽기 |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
2014-08-28 황보성진
경찰도 군대도 접근할 수 없는 범죄구역인 브릭 맨션에 핵폭탄이 설치된다. 48시간 안에 폭탄을 해체하지 못하면 디트로이트 시 전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정부는 특수요원 데미안(폴 워커)에게 브릭 맨션 잠입을 지시한다.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잠입 작전을 위해 데미안은 브릭 맨션 출신의 범죄자 리노(데이빗 벨)를 파트너로 선택한다.
이 영화는 2006년에 개봉되어 현란한 파쿠르(parkour·free running이란 뜻) 액션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13구역’의 컨셉트와 캐릭터를 차용한 리부트 작품이다. 거기다가 ‘13구역’의 주인공이었던 데이빗 벨이 다시 출연하면서 그만의 멋진 파쿠르 액션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에서 데이빗 벨은 40대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파쿠르 액션의 정수를 선보인다. 이에 질세라 폴 워커도 대역 없이 카 체이싱과 파쿠르 액션을 수행해 내면서 두 남자 배우의 케미를 극대화 시킨다.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벽과 벽 사이를 뛰어 넘는 장면을 대역과 와이어 없이 리얼로 연기했다고 하니 더 할 말이 없어진다.
‘브릭 맨션’은 액션 영화답게 90분의 상영시간을 거의 대부분 액션으로 채우는 미덕을 보여주고 있으며, 총이나 칼을 이용한 잔인한 액션이 판을 치는 최근 우리나라 영화들과 달리 뛰고 달리고, 날아다니는 등 몸 하나로 적을 제압하는 한마디로 통쾌한 액션영화이다. 그러나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이야기가 실종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혀 이야기가 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매우 단순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그러다가 결말 부분에 와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 번에 풀어내버리며, 영화에서 전하고자 했던 반전의 결말을 충분하게 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액션영화로서 본연의 역할은 충실히 하고 있기에 킬링타임용으로는 매우 적합하다. 곧 개봉될 ‘루시’의 뤽 베송 감독 사단이 제작에 참여한 ‘브릭 맨션’이 과연 한국영화들 틈 속에서 외화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멋진 연기를 보여준 폴 워커의 명복을 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