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론」「금궤요략」 고방(古方)의 제작원리를 밝히다
새책 | 藥徵(약의 징표)
2014-03-06 전재연 기자
2000년도 훨씬 전 죽간에 기록된 상한론에서 「藥徵」과 같은 친절을 기대할 수는 없다. 고대의 의사는 최종 결과물인 방(方)과 방증(方證)만 남겨 두었다. 토도는 이 난해한 처방집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만들기 위해 「藥徵」을 썼다. 따라서 「藥徵」은 ‘처방집 상한론의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藥徵」은 각 장의 약마다 ‘主治’ ‘考徵’ ‘互考’ ‘辨誤’ ‘品考’ 등의 여러 가지 해설을 달아 놓았다.
「藥徵(약의 징표)」은 단순한 번역서를 넘었다. 원저자인 토도의 의도를 살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었다.
편저자 김종오 한의사는 ‘主治’ ‘考徵’ ‘互考’ ‘辨誤’ ‘品考’의 번역에서 한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완전한 순우리말 번역을 지향했다. 한자를 참고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윗첨자 형태로 보충했다.
편저자는 “「藥徵」 간행본의 판본은 1785년 斯文堂에서 발행한 平安書林本을 저본으로 삼았다”며 “「藥徵」은 간행본 외에 「藥徵寫本改稿七」(南涯本)과 「藥徵異本」(초기本)으로 불리는 판본이 더 있다”고 말한다. 이 두 판본의 내용 중에 약의 主治는 모두 고딕체로 기록하여 독자의 학문적 편의를 도모했고, 그 외에 간행본과 차이가 있거나 참고할 만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다루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60개 약물의 징표를 담았다. 간행본에는 없는 선복화와 맥문동이 추가돼 있다. 선복화는 「藥徵寫本改稿七」을 본문으로 사용했고, 맥문동은 「藥徵異本」의 내용을 본문으로 사용했다.
편저자는 “가장 중요한 ‘主治’ 조문에 상세한 설명을 추가했고, 본문 사이사이에 있는 ‘징표’ 글상자에서 보충설명이나 자료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기록했다”고 책의 특징을 설명했다. 편저자는 또한 ‘證 인덱스’를 만들어 임상에 적용하기 쉽도록 했다.
편저자는 하동출신의 한의사이자 의학역사학자이다.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의사학교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임상에 ‘상한·금궤’의 고방만을 사용하면서 임상과 기초서적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조선시대 대표적 본초서인 「本草精華」와 요시마스 토도의 의학사상을 연구한 「吉益東洞」을 번역했다. (값 7만5000원)
전재연 기자 jyjeon@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