腸部脹浮手麻案
歷代名醫醫案 (205) - 許任의 醫案(2)
2014-02-21 김남일
按語: 許任(1570〜1647)은 鍼灸에 능하여 선조 때 10년간, 광해군 때 수년간 鍼醫로서 임금을 치료했던 침구학자로서 1644년 「鍼灸經驗方」이라는 침구학 전문서를 저술하였다. 이 醫案은 許任이 中脘穴의 효능에 대해서 말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앞뒤의 내용에 보이는 手部鍼穴各四處, 背部灸穴二處가 구체적으로 어떤 혈자리를 말하는지 적시하지 않지만 아마도 당시 무렵 기록을 살펴보면 인조가 煩熱, 熱候, 脹候 등으로 몸이 안 좋았던 것을 살펴본다면 관련이 있는 혈자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醫案의 가치는 許任이 中脘을 ‘腸部脹浮手麻等症’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로 언급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許任의 저술 「鍼灸經驗方」에는 ‘중완혈에 자침하는 방법(鍼中脘穴手法)’이라는 題下로 별도로 중완혈을 중요하게 논급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방서에 ‘중완혈은 침을 8푼 찌른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의 바깥 피부와 안의 복막은 각각 얕기도 하고 깊기도 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피부에 침을 찔러 넣으면 처음에는 딱딱한 것 같지만 서서히 침을 넣어 피부를 지나면 침 끝이 빈 공간에 빠진 듯하다. 침이 안의 복막에 다다르면 갑자기 딱딱하게 느껴지는데 환자 역시 약간 움찔하게 된다. 그런 뒤에 침을 멈추고 10번 숨 쉬기를 기다렸다가 천천히 침을 빼 낸다. 다른 경혈에 자침하는 경우에는 하루 건너 시술하기도 하지만, 중완의 경우에는 매 7∼8일 건너 1번 시술한다. 시술 후에는 여러 번 자주 식사를 할지언정 배불리 먹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해가 된다.”(한국한의학연구원, 「국역 침구경험방」, 전통의학 고전국역총서 41, 2011, 86쪽) 이를 통해 許任이 中脘穴을 궁중에서 많이 발생한 腸部脹浮手麻等症에 多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