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고리를 엮어서
도서 비평 | 옆으로 본 우리 고대사 이야기
2014-01-01 김홍균
하지만, 저자의 독특한 언어학적 접근과 신화학적인 해석은 국가 성립의 시원을 밝혀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선사시대에 관한 인류학적인 접근은 한민족 형성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하여 북방계의 청동기 문화와 남방계의 고인돌 문화의 접근이 어떻게 동이족의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청동기와 고인돌의 문화가 같은 시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때, 그 모양새에 있어서 한반도에 분포된 양식은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였었다. 청동기는 북방에서 남방으로 발전하고 고인돌은 남방에서 북방으로 발전되기 때문이다. 두 문화의 충돌과 융합의 과정들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인류사적인 분석으로 진작부터 되었다면 그리 문제될 것도 없었을 터이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 몇 가지 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로 외래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이미 구석기 시대에 한반도에 자생적 인류의 생존이 있었던 사실을 간과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신석기 시대의 유적들에 대해서는 외래유입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왜냐하면 최근의 고고학적 성과는 외래에서 유입되기 훨씬 이전에 신석기 문화와 청동기 문화가 존재했었던 것을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로부터 인류의 발전이 전개되는 것으로는 한반도의 선사시대 문화가 매우 이르다는 점이 해석되지 않아 아쉽다.
차제에 우리 의학사에 있어서도 내친 김에 선사시대에 관한 연구를 독려해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은 지질학적인 측면에서 선캄브리아시대부터 한반도의 지질 발전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생태계의 형성을 엿볼 수 있으며, 그것은 곧 본초학적인 자생적 발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하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서 고래잡이를 하는 선사시대의 사람들은 사고로 다쳤을 때 어떤 대처를 했는지 궁금하다. 수렵이나 어로활동을 하면서 분명 다친 사람은 발생하기 마련일 것이기 때문이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이나 「상한론(傷寒論)」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일련의 힌트를 주고 있다는 직감을 하면서, 의사학 연구자들의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해 본다. 그리하여 빠른 시일에 의학사의 빛나는 고대사를 우리 손으로 엮어나가길 갈망하는 바이다. (값 2만4000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